[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지분 투자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KCC가 16년 만에 교환사채(EB)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2009년 이후 EB 발행이 없었고, 교환대상 주식으로 HD한국조선해양이 빈번하게 사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HD한국조선해양 EB 발행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는 최근 주가 흐름과 자사주 보고서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EB를 포함한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10% 넘게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삼성물산 지분을 대상으로 한 EB 발행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KCC 관계자는 "여러 조달 수단 중 하나로 EB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주로 활용해왔다. EB는 2007년 자사주와 현대중공업, 현대상선주식을 교환대상으로 10억달러의 해외 EB 발행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현대모비스와 현대중공업 EB를 발행한 것이 마지막이다. EB는 저리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장점이나, 자사주나 투자 주식을 교환한다는 점에서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KCC는 지난달 13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의 '자사주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실행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EB 발행은 법적으로 자사주 처분으로 간주되는 만큼 KCC가 현 시점에서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KCC가 두 차례나 EB를 발행한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2000년 최초 취득한 지분이다. 최초 취득가액은 1주당 17만2956원으로 현재 2960억원(2024년 12월31일 기준)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실적 등을 감안할 때 EB 발행으로 인한 부담이 낮을 수 있다는 평가다.
KCC는 HD한국조선해양 외에 현대모비스, HDC, HDC현대산업개발, HL D&I한라, HL홀딩스 등의 상장사 지분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경영참여' 목적으로는 삼성물산(9.57%), KCC건설, 현대코퍼레이션,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KCC글라스 등을 보유 중이다. 현대코퍼레이션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이고 KCC건설과 KCC글라스는 KCC그룹 계열회사다. 삼성물산 주식은 2012년 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투자 이후 2015년 삼성물산(옛 제일모직) 매입으로 백기사 역할을 맡았던 지분이다. 최근 삼성물산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KCC는 삼성물산의 대주주(지분율 10.01%)로 올라섰다. 대주주 지위로 올라선 상황에서 삼성물산 주식을 대상으로 한 EB 발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구나 삼성물산 지분은 25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KCC는 재계에서 주식 투자를 잘하는 그룹으로 손에 꼽힌다. 그동안 만도, 현대자동차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만도와 현대자동차 주식 처분에도 HL D&I한라(옛 한라)와 HL홀딩스 지분을 취득해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2018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지분도 2.37% 취득했다. HD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은 20년 넘게 4% 가까이 소유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