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이중가격제' 도입을 두고 눈치게임에 들어갔다. 이중가격제를 통해 얻을 이익과 역풍으로 인한 리스크를 저울질하며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외식업계도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징적인 배달 메뉴인 치킨에 이중가격제 적용이 확산될 경우, 그간 망설이던 다른 업종까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담치킨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처음으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맵슐랭치킨과 맵슐랭순살치킨 가격이 2000원씩 인상돼 각각 2만5000원·2만7000원으로 판매된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3e6bc428bc030c.jpg)
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자담치킨은 지난 3일부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 3사에서 판매하는 치킨 가격을 2000원씩 올리기로 했다. 후라이드치킨은 2만1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양념치킨·맵슐랭치킨은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순살 메뉴인 맵슐랭순살치킨은 2만5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자사앱과 땡겨요, 배달특급, 먹깨비 등의 공공배달앱에서 파는 치킨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치킨업계에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건 자담치킨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일부 가맹점주들이 자체적으로 배달 시 웃돈을 붙인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공식화하진 않았다.
자담치킨 측은 이중가격제 도입의 이유로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꼽았다. 자담치킨 관계자는 "그동안 가맹점주들의 이중가격제 도입 요청에도 자제해왔으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계속되면서 대안이 없었다"며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담치킨 외에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대다수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과중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중가격제 대신 '배달앱 전용 가격제'를 써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자담치킨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처음으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맵슐랭치킨과 맵슐랭순살치킨 가격이 2000원씩 인상돼 각각 2만5000원·2만7000원으로 판매된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050cc002e255a0.jpg)
하지만 업계 '빅3'로 불리는 bhc, BBQ, 교촌치킨 등 상위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매장 고객 비중보다 배달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 '불매운동' 등 소비자 저항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대부분이 배달로 치킨을 먹는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경우 심리상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특히 치킨은 '국민음식'으로 불릴 만큼 가격 예민도가 높은 식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배달 시장에서 치킨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결정에 따라 향후 이중가격제 확산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이중가격제 도입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배달 매출 비중이 크고, 상징적인 치킨이 동참할 경우 향후 다른 메뉴까지 흐름이 쉽게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결정하면 지금까지 눈치를 보던 다른 업종의 브랜드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이중가격제가 본격적으로 업계 표준이 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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