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국내 '유통 공룡'들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 등 대기업까지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전방위적 협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이커머스 롯데온이 출시한 '엘타운' [사진=엘타운]](https://image.inews24.com/v1/3d67fb26891e9f.jpg)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달 계열사 혜택을 한곳에 모은 '엘타운(L.TOWN)을 정식 오픈했다. 엘타운은 소비자들이 롯데 계열사 매장에 방문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룹의 유통, 식품, 서비스 부문을 모두 연결하는 디지털 게이트웨이 역할을 목표로 한다.
소비자들이 계열사 시너지를 체감할 수 있는 할인 행사도 연다. 롯데온은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의 통합 행사 '온라인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기존 롯데온 단독 행사에서 롯데렌터카, 롯데호텔 등 비유통 계열사까지 참여하는 그룹 통합 페스타로 전면 개편했다.
롯데 계열사 간 협업 의지는 핵심 사업의 한 축인 롯데쇼핑 이사회 명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계열사 간 협업을 독려해온 신 회장의 롯데쇼핑 복귀를 통해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등 사업별 목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협업 사례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 김치냉장고를 롯데홈쇼핑 방송을 통해 선보였다. 두 계열사는 주방 가전 등 협업 영역을 넓히고, 상품 기획과 소싱 단계에서 공동 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이커머스 롯데온이 출시한 '엘타운' [사진=엘타운]](https://image.inews24.com/v1/80f71ecae6a87b.jpg)
또 다른 유통 공룡인 신세계그룹도 오는 13일까지 주요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랜더스 쇼핑페스타'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이마트를 필두로 SSG닷컴, G마켓, W컨셉 등 이커머스와 스타필드, 조선호텔앤리조트, 라이브쇼핑 등이 모두 참여한다.
신세계는 내·외부를 잇는 '전략적 협업' 카드도 꺼내 들었다. 먼저 범삼성가인 CJ대한통운에 이커머스 계열사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물류를 맡겼다. 유통을 넘어 물류까지 협력해 효율성을 높이고, 각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알리바바그룹과의 파트너십 구축도 업계의 관심사다. 조인트벤처(JV) 밑에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회사로 들어가 동맹 관계를 맺는 게 골자다. 현재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으로, JV가 설립되면 두 기업의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야구단을 보유한 롯데와 신세계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프로야구를 그룹 사업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는 2027년 인천 청라에 돔구장을 품은 스타필드를 짓고, 대형 쇼핑몰과 숙박시설 등이 결합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도 부산시와 사직 야구장을 재건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계열사 간 협업 강화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고, 비용 감소 효과를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관건은 협업 효과가 얼마나 발휘될지다. 극심한 내수 침체로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기계적인 협업을 넘어 실질적인 효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우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혜탹을 느끼는 시너지가 발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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