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메모리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에 '관세 할증'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고객사에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이 일부 제품 가격에 할증을 적용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부담을 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중국,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 제조 거점을 두고 있어 이들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관세를 내야 한다.
마이크론 측은 고객사에 발송한 서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에 대해선 관세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메모리 모듈과 SSD에는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제품 가격에 할증이 붙는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모리 모듈과 SSD는 노트북, 차량, 데이터센터 서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에도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로 일부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관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가 글로벌 경제를 충격에 빠뜨렸고, 중국 등의 보복 조치를 유발하며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세관은 이미 지난 5일부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 중이며, 국가별 상호 관세는 오는 9일(현지시간) 오전 12시 1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관세는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의 결정에 우리가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한 아시아 낸드 모듈 제조사 임원의 발언도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1위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노트북 등의 가격,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날 여러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스마트폰, 노트북 가격 인상을 우려한 현지 소비자들이 IT 기기를 앞당겨 구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25%를 포함한 현안을 놓고 전화 통화를 마쳤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과 통화 후 "훌륭한 내용의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한국의 엄청난 무역 흑자, 관세, 조선 산업, 미국산 액상천연가스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 라인 공동 투자, 미군의 한국 주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관세에 맞서기 위해 중국, 일본과 함께 뭉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CNN은 전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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