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보복대응한 중국은 '125%' 즉각 인상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미국이 지난 9일(현지시간) 0시 1분 공식 발효한 상호관세를 즉시 90일 동안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한다. 다만 보복 대응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율은 125%로 즉각 인상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90일 동안 유예 기간을 승인했다"며 "이 기간 상호 관세를 10%로 대폭 낮췄다.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전했다.

상호관계 유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75개 이상의 국가가 미국 상무부, 재무부, USTR(무역대표부)를 포함한 미국 대표들에게 협상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며 "(유예는) 이 국가들이 미국에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보복 대응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무례한 태도를 근거로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약탈하는 일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되며, 당분간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게 됐다. 보복 대응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만 상호관세율이 125%로 또 한 번 대폭 인상됐다.

앞서 미국은 9일 0시 1분 국가별 상호관세를 공식 발효했었다. 이번 조치는 다른 나라의 관세·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 아래 시행된 것으로, 한국에 더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국가별 부과된 상호 관세율은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상호관세 34%에서 보복 조치로의 관세 50%가 추가돼 84%로 인상됐으며, 여기에 '좀비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대한 비협조를 이유로 20%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최종 관세율 104%가 적용됐다.

이에 중국 역시 즉각 전방위 보복에 나섰다.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를 종전 34%에서 84%로 올리고 쉴드 AI와 시에라 네바다 등 미국 군수기업 6개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추가하는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각종 규제도 잇달아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의 50% 추가 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 제소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처음부터 트럼프의 전략이었다"며 "각 국가에 대한 해법은 맞춤형으로 할 것이며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직접 관여하길 원하기 때문에 90일 유예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