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a4966841825e4.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밤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에 전격 사퇴했다. 최 부총리는 대선 출마를 위해 2일 0시를 기해 직에서 물러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권한대행직을 승계할 예정이었으나, 그의 사퇴로 인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권한대행직을 맡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밤 10시 28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상정되기 직전 언론 공지를 통해 "최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탄핵안 표결이 진행 중이던 밤 10시 46분 한 권한대행이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최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별도 메시지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본회의 문턱을 넘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던 최 부총리는 사의 표명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떠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밤 8시 30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최 부총리 탄핵조사보고서를 단독으로 의결한 뒤, 10시 32분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민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을 회피한 점, 비상계엄에 가담한 점, 내란특검법에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점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개표 직전 최 부총리의 면직 사실이 국회에 통보되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 중지를 선언했다.
한 권한대행이 2일 0시를 기해 직에서 물러나고, 최 부총리 역시 이날 전격 사임함에 따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승계하게 됐다. 국무위원 승계 순서는 정부조직법 제26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의 순서로 규정돼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는 김범석 1차관이 대행한다. 한 권한대행은 최 부총리 면직안 재가 직후 이 부총리와 만나 정부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탄핵안 상정 단계부터 우 의장 앞에서 강력히 항의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국무회의를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헌법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제외하고도 최소 15명의 국무위원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이날 한 권한대행과 최 부총리가 동시 사임하면서 남은 국무위원 수가 14명으로 줄어 국무회의 성립도 불투명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밤 최 부총리의 면직안 재가 소식을 접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무회의를 무력화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막으려는 속셈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밤샘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에 발작을 일으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이라며 "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다.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 부총리 탄핵안 표결에 앞서 여야는 오전에 합의한 13조 8000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최종 합의된 추경 규모는 정부가 제출한 원안인 12조 2000억 원보다 1조 6000억 원 늘어난 액수다.
추경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대표 시절 추진했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4000억 원이 반영됐다. 또 산불 피해 지역 및 농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2000억 원도 증액됐다. 건설 경기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임대주택,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8000억 원도 증액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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