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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시장 공략"…한미약품, 초고령사회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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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20% 차지⋯30년 후엔 인구 절반 이상이 고령
고혈압·고지혈증 시장 적극 진출⋯개량신약 승인 추진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기존 제품군을 강화하고, 신약 연구 속도를 내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CI.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 CI.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65세 이상 고령 인구 '천만 시대'…한미는 만성 질환 전문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1286명)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0%에서 16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수치로, OECD 국가 중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는 노인 인구가 129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된다. 통계청은 2052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327만7000명으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엔은(UN)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년층의 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은 고령 인구에서 발생률이 높고, 만성적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2년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를 받은 환자는 731만4000명이었으나, 2022년에는 31.87% 대폭 증가한 107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제약 업계에서 만성 질환 전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영권 이슈가 있었지만, 한미약품이 업계에서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개발한 고지혈증약 '로수젯'과 고혈압약 '아모잘탄' 제품군 등 복합제가 있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상위 10개 제약사 중 자체 개발 제품으로 4년 연속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자체 제품으로 올린 매출은 1조3779억원(92%)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2009년 복합제 아모잘탄을 개발, 이후 제품군을 잇달아 내놓으며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주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23년 기준 아모잘탄 단일 제품으로만 누적 처방 매출 1조원을 올렸다. 이는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전문의약품 중 최초 기록이다.

특히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모잘탄엘(가칭)'을 개량신약으로 승인받기 위해 시판 허가 변경을 신청했다. 이모잘탄엘은 세 가지 고혈압 치료 성분을 각각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조합한 세계 최초의 3제 복합제이다. 업계에서는 이 약물이 단일 약물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모잘탄엘을 로수젯과 함께 차세대 대표 제품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로수젯의 처방 매출은 2103억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 개발 의약품 중 처음으로 2000억원 돌파한 것이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중심엔 비만…차세대 3중 작용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이목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비만은 체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유발하고,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레닌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RAAS) 시스템을 활성화, 혈압을 올려 고혈압 증상을 악화한다. 내장지방은 고지혈증을 유발한다. 이들 질환은 상호 연관돼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비만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와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GLP-1 계열 약물은 위장관계 이상 반응 주요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디스터버리'를 적용해 이러한 부작용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임상 3상 중이며, 지난해 10월 피험자 모집을 마친 뒤 40주간 환자들의 체중 감소율을 평가 중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9월 임상 3상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와 같이 체중감소. 혈당조절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심혈관과 신장 보호 효능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는 4000여 명의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이을 후속 비만약 개발도 진척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과 GIP(위 억제 폴리펩타이드)에 더해 GCG(글루카곤) 수용체까지 삼중으로 작용하는 'HM15275'를 개발 중이다. HM1527는 세 가지 수용체의 작용 기전을 결합한 형태로,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중 감량을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안으로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CI.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R&D 적극 투자…박재현 "미래가치 높일 것"

신약 연구개발(R&D)에도 꾸준히 공들이고 있다. 매년 R&D 투자 비용을 전체 매출의 13% 이상 수준으로 배정하며, 연구 인력도 2023년 637명에서 지난해 676명으로 늘렸다. 석·박사급 연구 인력은 지난해 416명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이중 박사급은 96명, 석사급은 320명으로 각각 23.1%, 7.7% 증가했다. 전문 인재를 확보해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의 장기적인 목표는 2033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R&D 부문에서는 당사의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인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를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 최다 규모인 30여 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속도감 있게 발전시키고, 탁월한 연구 성과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회사의 미래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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