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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 지속⋯K바이오는 '눈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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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로슈·일라이릴리 등 7개 빅파마 美에 1200억 달러 투자 추진
삼성바이오 등 국내 대표 기업은 '정중동' 속 "빅파마 투자 지켜봐야"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이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정책 기조에 대응해 현지 내 제조시설 확장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중 '관세 전쟁'이 지속되면서 국내 제약기업들은 양국 간 추가 제재 가능성으로 인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며 눈치보기를 거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9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9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빅파마에 생산기지 이전 '압박'…머크·로슈 등 다수 1200억 달러 투자 계획 발표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머크(MSD), 로슈, 일라이릴리 등 주요 빅파마들이 잇따라 미국 내 제조시설 확대 계획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의약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후 이뤄진 조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머크와 일라이릴리, 화이자 등 빅파마 CEO들과 비공개 회담을 갖고 해외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MSD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8년까지 총 90억 달러(약 12조9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데이비스(Robert Davis) CEO는 "머크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에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며 "앞으로 추가로 90억 달러를 투입해 생산 역량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번 투자가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로슈는 향후 5년 간 500억 달러(약 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로슈는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등에 연구개발(R&D) 시설을 새롭게 구축하고, 기존 시설을 증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1만2000개의 바이오 산업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라이릴리 또한 향후 5년 간 270억 달러(약 38조원)를 추가로 투입하고, 4개의 신규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바이오테크놀로지는 북미 지역에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 후지필름은 지난달 미국 기업 리제네론과 30억 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제조·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이외에도 노바티스, 암젠,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총 7개 빅파마가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지 보이고 있다. 투자 계획 금액을 모두 합치면 1219억 달러(174조 5400억원)에 이른다. 화이자는 미국 내 13개 제조시설을 증축하는 방안으로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확대는 조 바이든 정부 임기 동안 누적된 바이오 산업 투자 총액 236억 달러(약 32조원)의 5배 이상 달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 타격 우려…미중 관계 악화로 韓 기업 '눈치' 볼 수밖에

글로벌 빅파마들이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확대·신축하게 되면, 국내 CDMO 기업들의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 20곳 중 17곳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수주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8년에 종료되고, 신규 생산시설은 착공 후 가동까지 3~5년이 소요되므로 빅파마들의 투자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9 [사진=AP/연합뉴스]
2015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대중을 향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넌 해고야(You're fired)' 제스처를 취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더군다나 미국과 중국이 관세 대립 상황이 지속되며 국내 기업들은 양국 간 거래 규제, 관세 인상 등 추가 제재 가능성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다. 중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어, 양국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시장 진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기지 증설을 통해 관세 면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지만, 투자 비용이 국내보다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관세 정책이 명확해지기 전, 미국 진출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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