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결국, 떠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지난 3일과 4일(현지시간)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자신의 은퇴 계획과 후계자를 지명했다.
1930년생으로 95세인 버핏의 사실상 마침표다. 1965년 직물회사 버크셔의 경영권을 확보해 60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가치투자자의 거장답게 은퇴 후에도 "버크셔 주식을 하나도 팔 계획이 없다"며 "차기 회장으로 지명받은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버크셔를 더 잘 이끌 것이라는 믿음에 따른 경제적 결정"이라고 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져야 하고, 복리(장기투자)의 마법을 믿고 기다리라'는 것으로 요약한다.
예기치 않은 이유로 주식 가격이 급락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보유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얘기다.
![202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발언하는 워런 버핏 회장 [사진=CNBC 라이브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8def6178eaa5fc.jpg)
그러나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으로 주식 거래 시스템은 날로 좋아진다. 국제 거래도 쉬워져 24시간 주식 시세판에 정신이 팔린 개미들도 허다하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9개월째 주식을 팔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최근 6개월 동안 외국인이 24조 7740억원(순매도)어치를 파는 동안 개인은 3조 6710억원(순매수)어치를 샀다.
버핏의 투자 철학에 빗대면, 뭔가 공포에 산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복리의 마법을 믿고 투자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버핏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에 "지난 30~40일간 일어난 일은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더 긴 호흡으로 볼 것을 주문했다. 버핏의 언어로 '복리의 마법'을 믿으라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1964년부터 2024년까지 60년간 550만 2284% 상승했다. 연평균 20%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배당을 포함한 총수익률은 3만 9054%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은 1조 2000억달러(약 1683조원)로 전 세계 상장기업 중 8위다.
![202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발언하는 워런 버핏 회장 [사진=CNBC 라이브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455aeaa95a1cff.jpg)
버핏의 이번 60번째 연례 정기주총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현인의 혜안은 이랬다.
"무역이 무기가 돼선 안 됩니다. 세계 다른 나라들이 번영하면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들과 함께 더 좋아질 겁니다. 걱정해야 하는 건 불행하게도 우리가 세상을 파괴하는 방법도 배웠다는 겁니다. 북한엔 자기 머리 스타일을 비판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남자가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미 세상을 파괴할 수 있는 국가가 8개 있습니다. 아마 9번째가 생길 텐데 9개 국가 또는 9개 국가 중엔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국가를 이끌고 있습니다."
버핏은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버크셔 주가가 10만달러를 돌파하고, 버핏의 개인 자산 평가액이 400억달러를 찍은 그해에 버핏은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를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침, 이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하던 때다.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양적완화로 급한 불은 껐지만,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2010년엔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과 함께 '기부 약속' 캠페인도 시작한다. 동료 억만장자들을 기부의 세계로 끌어들였고, 2019년에 200여명이 5000억달러 이상의 기부 약속을 했다.
버핏은 이번 주총에서 "미국은 지금 매우 장기간의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적자를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정부 지출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는 데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엔 11억 5000만달러(약 1조 6075억원) 상당의 자사 주식을 가족이 관여하는 4개 자선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후에 자식들은 남겨진 재단을 관리하면서 살면 되고, 유산의 99%는 자선 활동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
![202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발언하는 워런 버핏 회장 [사진=CNBC 라이브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22277670de5c36.jpg)
태평양 건너 유대인 버핏이 진정 나눔을 실천하는 순간, 한반도에선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았다.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회에서 12·3 비상계엄으로 생긴 혼란과 분열, 큰 산불로 생긴 상처를 나눔의 정신과 치유·화합으로 극복하자는 목소리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날도 반도에선 대통령 탄핵과 함께 불거진 정치적 이해 득실 문제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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