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최고의 선택"…'NC베이직' 성장의 비밀 [e레이저]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

애플(APPLE)의 창업자 스티브잡스와 애플의 첫 디자인을 맡았던 미국 디자인 혁신 기업 아이디오(IDEO)의 철학이다.

1980년 아이디오의 창업자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는 스티브잡스로부터 컴퓨터와 마우스 디자인 요청을 받는다. 제품의 디자인은 그렇게 단순함의 가치를 아는 혁신가들로부터 시작했다.

단순함이 최고의 가치라는 혁신은 패션에서도 통하는 아젠다다. 지난해를 주름잡았던 '올드머니룩'도 단순함의 상징인 '베이직(Basic) 아이템'으로부터 시작했다.

이랜드그룹의 자체 제작·유동(SPA) 브랜드 '엔씨 베이직(NC BASIC)' 역시 단순함의 미학에서 답을 찾았다.

11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송파 NC백화점에 처음으로 문을 연 'NC베이직' 매장의 매출은 개장 이후 4월 남짓까지 약 두 달간 130% 증가했다. 임시 매장으로 운영하던 이전 대비 약 2.3배 성장한 것이다.

매출을 견인한 건 청바지다. 4월 기준 NC베이직 송파점 매출 1위는 데님이 차지했다. 이어 2위 3팩·2팩 베이직 반팔티, 3위 양말 및 쿨 냉감의 기능성 반팔티셔츠가 뒤를 이었다.

NC베이직의 판매전략이 소비자들에 먹혀든 건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이 주요인이다. 데님 청바지는 1만9900원부터다. 2006년 유니클로 청바지 가격이 2만9900원이었단 사실을 고려하면, 유니클로의 20년 전 가격에 데님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데님은 지난해까지 누적 15만장이 넘게 팔렸다.

데님이 아닌 나머지 상품도 인기다. '울 블렌디드 스웨터' 등의 스웨터 종류도 지난해까지 누적 14만장 이상 팔렸다. 전체 상품의 80%가 3만원 미만일 정도로 '가성비'가 좋다.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로 불리는 이유다.

단순하게 가격만 저렴한 건 아니다. 품질에 직결되는 소재는 최고 수준을 구현하기 위해 해외 소싱을 다각화했다. 글로벌 원단 소싱 전문가들이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 최상급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를 찾아 원사부터 생산, 후가공 공정까지 이랜드에서 직접 관리한다. 이랜드의 기술력과 경험, 노하우가 '갓성비'의 비결이다.

NC베이직 제품을 자주 구매한다는 30대 한 여성의 얘기를 들어보면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저가 데님류에서 겪는 물 빠짐 등이 없고, 자주 세탁해도 원단이 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크다."

고객 의견을 즉시 반영한단 점도 장점이다. NC베이직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전년도 스웨터 종류가 두꺼워 활동이 불편하다는 고객 피드백이 있었기에, 작년에는 두께를 얇게 해 활동성을 높여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올해 NC베이직 정규 매장을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호 매장인 송파점과 같이 상품의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10만원 미만으로 바지, 셔츠(티셔츠), 점퍼(재킷)을 구매할 수 있는 조합으로, 설게할 것"이라면서 "고물가 시대 가성비 높은 베이직한 아이템 위주로 판매전략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