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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은↓ 독성물질은 40%↑…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두 얼굴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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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부정적 영향 밝혀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오히려 독성물질 배출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부정적 영향이 파악된 것이다.

2013년부터 시행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 캘리포니아주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국제공동연구팀은 이 제도가 예상치 못한 환경부작용을 초래하며 기업들의 독성물질 배출을 적게는 29%, 많게는 40% 증가시켰다는 것을 파악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Cap and Trade Program)란 온실가스 배출 총량 상한(cap)을 설정하고 이를 기업에 자체 감축 노력을 통해 배출을 줄이거나 거래(trade)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탄소배출거래 제도의 적용을 받는 제조시설(점)과 적용을 받지 않는 제조시설(삼각형)의 위치. 캘리포니아 카운티의 색상 음영은 배출권 제도 도입 전(2010년부터 2012년)과 도입 후(2013년부터 2018년) 사이의 해당 카운티 평균 연간 독성물질 배출량의 변화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사진=KAIST]
탄소배출거래 제도의 적용을 받는 제조시설(점)과 적용을 받지 않는 제조시설(삼각형)의 위치. 캘리포니아 카운티의 색상 음영은 배출권 제도 도입 전(2010년부터 2012년)과 도입 후(2013년부터 2018년) 사이의 해당 카운티 평균 연간 독성물질 배출량의 변화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사진=KAIST]

KAIST(총장 이광형)는 기술경영학부 이나래 교수가 미네소타 주립대 아심 카울(Aseem Kaul)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온실가스 감축에는 이바지했는데 예상치 못한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고 9일 발표했다.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는 시장 원리를 활용해 비용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동시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지속적 환경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대형 제조시설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배출량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탄소배출권 제도의 적용을 받은 시설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유해폐기물 처리 활동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에서는 오히려 환경이나 인체에 유해한 납, 다이옥신, 수은 등 독성물질 배출이 최대 40%까지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심층 분석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이 환경 감시가 활발한 지역이거나 공정 단계에서 근본적으로 독성물질 생성을 줄이는 환경 기술을 도입한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나타났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기업들이 규제 비용과 외부 감시의 정도에 따라 환경 대응 전략을 선택적으로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성물질 증가가 주로 폐기물 처리 활동의 축소에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점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폐기물 처리가 온실가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인해 처리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 환경 감시가 약한 지역, 독성도가 낮은 화학물질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을 받지 않는 시설에서도 동일 기업 소속일 경우 독성 배출이 증가한 현상이 관찰됐다. 이러한 대응이 기업 차원의 전략적 결정임을 뜻한다.

이나래 교수는 “탄소 감축 제도는 탄소의 발생량 자체를 규제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탄소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환경 부문을 희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보다 근본적 환경 기술을 이전에 도입한 기업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사회적 목표 간의 상충(trade-off)을 정교하게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 Robbing Peter to Pay Paul: The Impact of California’s Cap-and-Trade Program on Toxic Emissions)는 기술경영학부 이나래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했고 경영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Management Science)에 4월 22일 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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