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건설원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꼽힌 강남권 정비사업에서도 경쟁입찰이 무산된 후 수의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추가 공사비 상승 전망이 우세한 만큼 건설사들도 신중하게 수주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15구역.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9398258851434.jpg)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삼호아파트는 9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현행법상 두 차례 시공사 입찰해 유찰된 경우에만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어 조합은 재차 시공사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같은 지역 방배15구역도 이날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포스코이앤씨만 응찰해 유찰됐다. 앞서 진행한 입찰에서도 포스코이앤씨만 입찰해 유찰된 현장은 다시 한번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당초 두 현장은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강남권 핵심 입지인 만큼 건설사들의 경쟁입찰 가능성도 점쳐졌다. 방배신삼호아파트는 서래초등학교와 인접했고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내년 입주 예정인 래미안트리니원이 있어 생활여건도 개선될 예정이다. 방배15구역도 인근 현장에서 '디에이치'와 '오티에르' 등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가 다수 공사 중이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유지하면서 두 현장에서도 단독입찰이 나왔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수주하기보다 사업성이 보장된 현장만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경쟁 입찰이 성사된 현장은 강남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경기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등 소수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현장에서 수의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사비가 크게 올라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사업을 수주했더라도 향후 공사비가 급등할 경우 비용 인상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15구역.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a4aff8efead91.jpg)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산하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3월 잠정 건설공사비 지수는 131.23를 기록해 전월 대비 0.16% 상승했다. 기준(100)인 2020년과 비교하면 31.23% 상승한 셈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물가로 공사가 가능하더라도 몇 년 후 물가를 고려하면 같은 비용으로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라며 "정비사업 조합도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정비사업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는 현장에서도 수의계약이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입찰이 마감된다. 해당 현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지만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사업 수주 의사를 밝힌 만큼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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