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2ddac0c4d4b1c.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난 주말을 달궜던 당 '단일화 파동'을 '당원'의 힘으로 가까스로 잠재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후보 등록 후 첫 지역 방문지로 충청과 TK(대구·경북)를 택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보수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동구 대전시당에서 열린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 CTX(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개통, 지방 이전 기업 세제 혜택 등을 약속했다. 그는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만들어 세종에서 일하겠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하며 세종에서 일했더니 오가는 게 불편했다. CTX도 반드시 개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대전현충원을 찾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묘역, 고 한주호 준위 묘역 등을 참배했다. 김 후보는 저녁 '보수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대구 서문시장으로 이동해 고정 지지층 공략에 집중했다.
오전 5시 서울 가락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한 김 후보가 반나절만에 충청과 대구까지 훑은 것은 당 내홍으로 인해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대선 레이스 출발이 늦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대위와 기존 캠프가 아직 상견례도 못했다. 일정이 빠듯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e0c87daab711f.jpg)
하지만 단일화 여진과 여전히 남은 '반탄·극우' 꼬리표는 갈 길 바쁜 김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후보 자격 복구 직후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 작업을 주도했던 이양수 사무총장을 경질하고, 탄핵 반대 집회에 앞장섰던 4선의 박대출 의원을 후임에 앉혔다. 다만 단일화 국면에서 그에게 극언을 쏟아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유임시켜 추가 갈등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당내 균열은 쉽게 봉합되지 않는 분위기다. 단일화 대상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김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 수락 요청을 이날 최종 거절했다. 구여권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기본적으로 선거를 하는 사람이 선대위 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단일화 카드'를 밀었던 박수영·성일종 의원도 중앙선대위 인선에서 아예 빠졌다.
또 단일화를 둘러싼 당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자 '빅텐트' 대상으로 꼽혔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각각 불출마·단독 완주 의사를 밝히며 김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9ba396b2ae560.jpg)
단일화 국면에서 김 후보에 힘을 실었던 친한(친한동훈)계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다시 등을 돌리고 있다. 본선에서 중도층 공략을 위해 필수적인 '탄핵의 강' 넘기를 김 후보가 여전히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당내 대표적 소신파인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우긴 했으나,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책임을 직접 인정하고, 사과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엄·탄핵 관련 대국민 사과 요구에 "논의해보겠다"고만 말했다.
경선 결승 경쟁자였던 한 전 대표가 끝까지 선대위 불참을 고수 중인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전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의 계엄령 옹호와 탄핵 반대 발언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실제 중앙선대위 인선에는 친한계 의원들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당내에선 선거를 치를 동력이 이미 꺼졌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이 이렇게 된 데는 지도부 책임이 가장 크지만, 그렇다고 김 후보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며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를 팔아서 이긴 것 아니냐. 김 후보도 비겁한 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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