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지구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같이 있는 가치'를 입다."
2012년 '래코드(Re;code)'의 등장으로 소비재인 의류는 입고 버려지던 소모품의 한계를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코오롱 Fnc)에서 선보인 레코드는 패션도 재활용이 가능한 '업사이클링 패션'이라는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었다.
그 무렵에만 해도 '업사이클링'이란 단어는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순환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사이클링(cycling)'과 더 위로 올라간다는 '업(up)'이라는 단어를 합쳐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개념을 패션에 도입했다. 코오롱 FnC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렇게 업사이클링 패션은 친환경 바람과 맞물려 국내에서도 하나의 패션 장르가 됐다. 세계적인 디자인 행사 런던디자인페스티벌은 그해 디자인 트렌드로 업사이클링을 뽑기도 했다. 그 무렵에도, 현재에도 대기업에서 업사이클링 패션을 전개하는 곳은 코오롱 FnC가 유일하다. 일부 디자인 브랜드에서도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선 사실상 래코드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래코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박은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31222a12a9409.jpg)
코오롱 FnC가 래코드를 만든 건 "버려지는 소재도 다시보자"는 관점에서였다. 입고 버려지던 의류를 포함해,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소재까지 의류로 활용했다.
14일 찾은 래코드의 예술 전시 '리콜렉티브: 머터리얼스(RE; COLLECTIVE: MATERIALS)'에선 이런 코로롱 FnC의 진정성을 가득 담아냈다.
코오롱 브랜드에서 쌓여있는 의류 재고는 물론, 작은 흠집에도 활용할 수 없어 버려지던 에어백 소재를 의류와 가방 등의 패션 소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폐기되던 의료복도 원사인 실로 재가공해, 해당 원사로 소품과 의류를 만들었다. 이런 폐소재가 버려져 자연환경을 악화시키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방안이었다.
![래코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박은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7c78483b31309.jpg)
방탄복 소재로 평상복을 해입기 어려워 활용도가 낮다는 고강도 섬유 소재인 아라미스도, 텍스타일 아티스트 오상민과 협업해 '소일 투 쏘울(SOIL TO SOUL)'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탄생했다.
오 작가는 헤라크론의 특성을 자연 생태계에서 영양분을 퍼뜨리는 '버섯 균사'의 구조와 연결지어 이를 입체 직조 기법인 3D 니팅 방식으로 표현했다. 기술 기반의 섬유가 자연의 순환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래코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박은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90ba00cfa541a.jpg)
업사이클링 패션은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래코브는 의미가 깊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업사이클링 패션을 향한 의지는 있지만, 버려지는 폐소재를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하는 어렵단 점에서 다양한 소재로 의류를 제작하는 대기업에서 실천 가능한 일"이리고 전했다.
그런 점에서 코오롱에선 래코드를 수익화의 대상보다는 친환경 가치 실현을 위한 움직임으로 추진하고 있다.
래코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산업 소재들이 기능을 다한 후에도 예술적, 사회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스페이스 이수에서 5월 15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 소재로 사용됐던 원단 일부를 활용해 키링을 제작해 볼 수 있는 '리테이블 DIY 워크숍'도 함께 운영한다.
![래코드 업사이클링 의류. [사진=박은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14c2fb16518a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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