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의 사망과 관련, 고용노동부가 "근로자로 볼 수 없어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유족의 모친이 고용노동부와 MBC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 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하다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9e9d1f839e475.jpg)
고인의 어머니인 장연미 씨는 1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유가족은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두가 외면하나. 고용노동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분개했다.
이어 "MBC가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MBC의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MBC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이냐"라며 "제대로 조사를 한 것이 맞나. 이렇게 유족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결정을 할 수 있나.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안나는 살고 싶었다. 제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노동자를 위한다는 고용노동부가 이 따위 결과를 가져오는 마당에 MBC가 책임지겠나"라고 비판했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 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하다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36fbe82882509.jpg)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MBC가 책임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해달라. 진실이 밝혀지고 우리 안나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같은 날 고용노동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서울서부지청이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MBC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인과 관련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인에 대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발언이 반복되는 등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며 "사회초년생인 고인이 반복적으로 감정적 비난에 노출됐고, 이는 선후배 간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괴롭힘"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 보호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 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하다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20facb47c0fd6.jpg)
고용노동부는 △MBC와 계약된 업무 외에 당직, 행사 등 MBC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를 하지 않은 점 △주된 업무수행에 구체적 지휘·감독 없이 기상캐스터가 상당한 재량을 가진 점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미적용되는 점 △정해진 출·퇴근 시간 및 휴가 절차가 없는 점 등을 이유로 고인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MBC 측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라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체 없이 수행하겠다. 또, 관련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인인 오 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포착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메모, 자필 일기, 녹취록,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이 발견됐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MBC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 씨 특별감독결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오 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하다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b0a19197f9d44.jpg)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동료 기상캐스터는 현재 4명이며 이들은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오 씨의 유족은 지난해 12월 23일 이들 중 한 명인 A씨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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