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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푸른빛으로 물든 '용산역' vs 붉은빛으로 물든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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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힘, 대선 보름 앞 '서울' 집중 공략
'방탄유리막' 이재명 "그 용 요새 잘 있나"
가까스로 '원팀' 된 국힘, 이재명 '총공세'

[아이뉴스24 김주훈·유범열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민심 쟁탈전에 나섰다. 서울 도심서 유동 인구가 많은 철도역인 용산역과 서울역으로 나뉜 두 후보는 상대 정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방탄유리막부터 저격방해 '풍선'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용산역에서 서울 민심 공략을 시작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가진 이후, 중원 유세는 일주일만이다.

첫날 유세와 달라진 점은 무대 환경이다. 그동안 테러 위협에 시달린 이 후보는 '방탄조끼'를 유세복 안에 입은 채 유세에 나섰다. 나아가 당은 이 후보를 저격하기 위해 '러시아제 저격소총'이 밀반입됐다고 주장했고, 경비 강화뿐만 아니라 연단에 '방탄유리막'까지 도입하는 등 안전에 총력을 쏟는 상황이다.

이 방탄유리막은 이날 용산 유세부터 처음 도입됐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상황을 감안해 연단 위에 섰을 때 후보의 양쪽을 막아주는 형태로 제작됐다. 이날 총 3개의 방탄유리막이 설치됐으며, 좌측에는 2개 우측에는 큰 유리막 1개가 이 후보를 양쪽으로 막아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유동 인구가 많은 용산역 특성상 경호도 더욱 강화됐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은 용산역 광장 주변에서 후보의 신변 위협에 대비하고 있었고, 사복을 입은 경찰들은 인파 속을 돌아다니며 위협 요소 차단에 집중했다.

특히 테러 위협 방지를 위한 지지층의 노력도 눈에 띄었다. 이 후보 지지층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유세장에서 풍선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풍선에 반사된 빛이 저격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퍼졌기 때문이다. 용산역 광장에선 민주당의 당 상징 색깔인 '파란색' 풍선이 뒤덮였고, 일부 지지층은 장대에 여러 풍선을 매달아 이 후보를 보호했다.

현장 유세에서 시민과의 '호응'을 중요시하는 이 후보의 특성은 이날 용산역 광장에서도 연출됐다. 이 후보는 용산역 인근에 대통령실이 위치한 만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여기가 그 용이 산다는 용산 맞는가, 그 용은 요새 잘 있나"라고 꼬집었다. 전쟁 위협의 책임론에 대해선 "대체 왜 이렇게 됐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윤석열 때문이다"라는 목소리가 광장에서 터져 나오자 "윤 뭐 때문이라고요"라고 유쾌하게 화답하기도 했다.

첫 유세와 달라진 것은 환경뿐만은 아니다. 이 후보를 둘러싼 인적 구성도 크게 변했다. '국민 통합'을 강조한 만큼, 이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 인사가 증가했고 이들은 유세 현장에도 나와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은 이날 민주당 입당식을 마친 직후 용산역 유세 현장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선거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도 연출됐다. 영등포구 집중유세장에선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가 연단에 서 이 후보를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이 후보는 이들에 대한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김 의원을 향해선 "가짜 보수 정당에서 고생하다가 이제 제대로 된 당에 왔는데, 혼자 얼마나 쑥스럽겠나"며 "환영의 박수를 쳐달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허 전 대표를 향해선 "여기저기 풍찬노숙하면서 고생하더라"면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함께 손잡고 넘어갈 새로운 동지 허은아를 환영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용산역 광장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를 '가짜'라고 규정하며 "진짜 빅텐트 민주당으로 오라"고 당부했다. 영등포구 유세장에선 "되는 집은 다르지 않나"며 웃어 보이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국민의힘 '빅 스피커', 서울역에 총출동

갈 길이 먼 국민의힘은 이날 김문수 후보를 필두로 안철수·나경원·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이른바 '빅 스피커' 다수가 서울역으로 집결했다. 이들은 김 후보 도착에 앞서 차례로 연단에 올라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를 향해 집중 공격을 퍼부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역 광장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의원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평산책방에서 커피 4000원을 받던데, (이 후보 말대로라면) 문 전 대통령도 33배 폭리를 취하는 악덕 업주 아니냐"며 "이런 가짜 경제학으로 무슨 경제를 살린다고 하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이어 "요새 민주당 하는 것을 보면 이재명 1인 국가가 얼마나 위험할지 알지 않느냐"며 "본인 죄를 가리려고 허위사실 유포죄를 고치고, 대법원장을 끌어내리는 이재명 1인 독재 공포 국가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도 "이번 선거가 어렵다는 분도 계시다. 그런데 우리가 쉽다고 방심하면 졌고, 어려워도 함께 노력하면 이겼다"며 "우리가 갈등도 있었지만 지금 하나가 됐다. 조금 더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와 단일화 과정을 거치며 내홍을 겪었던 당이지만, 이날은 배현진·박정훈·고동진·김예지 의원 등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마이크를 잡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김 후보에게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하며, 당이 추구하던 '원팀' 진용을 연출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었다. 선대위에 공식 합류하지 않은 한동훈 전 대표 역시 20일부터 부산, 청주, 원주 등지에서 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식 유세 기간 첫 서울 지역 유세가 19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유범열 기자]

모처럼 당 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한목소리를 내자, 현장 분위기도 한층 더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서울역 광장에 모인 400명 남짓 인파는 친윤(친윤석열)계-친한계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의 지지 연설이 끝날 때마다 이들에게 같은 크기의 함성과 박수를 보냈고, 연신 '김문수 대통령'을 외쳤다.

이날 탈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을 든 지지자는 보이지 않았다. '정정당당 김문수 후보 대통령 만듭시다', '2번 김문수' 등 이전보다 김 후보의 존재감이 훨씬 더 부각된 모습이었다. 연단에 오른 김 후보 역시 '윤석열' 이름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설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사과로 시작됐다.

김 후보는 "요즘 힘드시죠. 서울도 어렵겠지만 지방에 가보면 지방은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어려운 점이 많은 데 대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서 다닐 때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에 대한 깊은 책임을 느끼며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는 "너그럽게 받아달라"며 현장에 있던 소속 의원들,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큰절을 올렸고, 유세장엔 격려의 함성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주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현장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범열 기자]

다만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김 후보는 "제가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대장동보다 몇십배 큰 신도시를 개발했지만, 한번도 부정과 비리로 수사 받은적 없는 것 아시냐"며 "제가 문제 없을 뿐만 아니라 측근들 역시 구속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경기지사일 때 경기도 공무원의 청렴도가 전국 꼴찌에서 1위가 됐다"며 "하지만 지금 대통령 나오겠다는 사람(이재명)이 지사를 맡으면서 다시 꼴찌로 내려갔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 아내는 법인카드로 문제된 적이 한 번도 없고, 저도 일제 샴푸를 법인카드로 사본 적 없다"며 "김문수가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의 '김문수 대통령'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대선을 정확히 2주 남겨놓은 내일 이 후보는 서울을 벗어나 또 하나의 선거 '최대 표밭'인 의정부·고양·파주·김포 등 경기 북부를 훑는다. 김 후보는 이에 맞서 강서·영등포·서초·송파·강동 등 한강 이남 지역을 순회하며 서울 표밭 다지기에 집중, 역전극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공동=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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