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글로벌 석유 수요가 미래에도 견고하게 유지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석유업계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군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대체 불가한 핵심 에너지원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정책 지원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석유와 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 포럼에서 패널들이 주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강용묵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연구위원. [사진=이한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9b64835611c83.jpg)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석유와 화학, 그리고 배터리의 길' 포럼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김 실장은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을 근거로 들어 석유 수요가 견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내연기관 자동차가 14억 5000대에 달한다"면서 "또 2024년 전체 신차 판매 대수 8800만대 가운데 내연기관 자동차가 80% 비율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의 내구연한이 10년인 것을 고려할 때 적어도 오는 2035년까지는 석유수요가 견고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45년 석유 수요 증감 전망치는 지난 2022년 대비 평균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 실장은 이같은 통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후에 석유 수요가 10% 줄어든다고 확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전망치는 그 안에 여러가지 정책적인 변화들을 감안해 후행적으로 계산하는 수치"라고 해석했다.
이어 "오는 2045년에 10%가 늘어날지, 줄어들지 여부는 확정적으로 단언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또 석유의 미래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면서도 SAF 시장에 대한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AF 수출 품목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내 SAF 관련 산업 인프라 구축에 정책 지원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SAF 가격 자체가 비싸다 보니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후속 발제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이 지속된 60여년간 국가 경제의 핵심이었지만, 최근에는 확실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분명한 원인은 중국과 중동 등에서 지속된 공급과잉, 팬데믹 이후로 지속되는 경기 침체다"며 "여기에 우리나라 산업 주축이었던 화학산업이 관심에서 밀려난 것도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학물질관리법' 등이 석화업계에 과도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규제 개선과 동시에 정부의 세제 지원, 스페셜티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제토론에서는 언론이 석화 산업의 위기와 혐오를 과하게 조장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좌장으로 나선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수 마실 때 미세 플라스틱 꿀떡 뇌 태반에서 쌓인다'는 한 매체 기사를 언급하며 "너무 자극적이다. (이런 기사는) 결국 소비자들한테 엄청난 공포감을 주고 이로 인해 쓸데없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면서 "언론인들이 보도를 할 때 상당한 데스킹(기사 수정·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덕환 교수도 "언론에 비춰지는 화학의 인식은 정말 절망적"이라면서 "국민들이 '화학물질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외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아마 99.9% 언론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언론이 자극적인 보도를 일삼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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