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팩트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되는 '컴퓨텍스 2025' 개막전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유튜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d87eb6877c9454.jpg)
황 CEO는 컴퓨텍스 2025가 열리고 있는 대만 타이베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21일 개최된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H20은 그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의 수출도 제한한 상태다.
황 CEO는 "4년 전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 칩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0%로 줄어들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잃었다"고 했다.
또, 황 CEO는 엔비디아가 H20 칩의 낮은 버전을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황 CEO는 "현재의 H20이나 호퍼(Hopper) 아키텍처는 더 이상 추가로 성능을 낮출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제 예상으로는 내년 AI 시장 전체가 약 500억 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이며 놓치기 아깝다"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의 규제 완화가 미국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을 통해) 미국은 세수도 늘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산업도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AI 확산'의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CEO는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경쟁할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금의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정부가 이 금지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즉 '현장의 진실'이 정책결정자들에게 영향을 줘 우리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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