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bc7e174a228a9.jpg)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둘러싼 '단일화 논쟁'으로 정치권이 들썩거리고 있다.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측(개혁신당)과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측(국민의힘). 그리고 결국에는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측(더불어민주당)으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3등 후보의 숙명 '단일화 논쟁'…이준석, 처음부터 일축
이준석 후보가 조기 대선에 뛰어든 직후, 지금까지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단일화 여부'다. 역대 대선만 보더라도 '3자 구도'에서 단일화 이슈는 3등 후보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20대 대선 때에도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했지만, 대선을 불과 6일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보수진영 간 단일화가 있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 단일화 방안이 부상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고 모든 후보가 대선에 완주했다.
다만 앞선 사례와 현재 이준석 후보의 상황은 결이 다르다. 20대 대선의 경우,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국민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명확한 답이 없자 완주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19대 대선에선 단일화를 요구하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유 후보가 이를 거부하자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이준석 후보와 달리, 앞선 사례에선 '단일화'에 불을 붙인 것은 3등 후보 또는 당 구성원이었다.
반면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은 이런 전례를 깼다.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된 지난달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물러나라고 한 세력에게 연대를 요청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6b23c0b9f6b08.jpg)
국힘 '시너지', 민주당은 '견제'…각기 다른 '단일화 셈법'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단일화를 언급하지만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준석 후보의 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친윤(친윤석열)계에선 개혁신당 측에 '당권 거래'까지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혁신당 내에선 '단일화'가 이뤄져도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실상 이준석 후보에게 '책임론'을 제기하기 위해 단일화를 요구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에 성공하면 승리한다는 기조가 깔려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선 이준석 후보의 도움이 절실한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상수'로 보고 있다. 보수적 판단이지만 여기에는 범보수 진영 단일화가 성공할 경우 '이재명 대세론'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이재명 후보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는 결국 내란 세력과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야합 단일화가 돼도 그것이 판을 뒤집진 못할 것"이라며 "아마 1 플러스(+) 1이 2가 아니라, 1.5에도 못 미치게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현재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낙관론 경계령을 내릴 정도로 신중한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하락했고,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은 일부 상승했기 때문이다. 자칫 범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재명 후보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일화 영향력에 대한 평가절하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견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11ccb555518fe.jpg)
대선 완주, 단일화보다 '이득'…'미래권력' 이미지 확보 가능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문제'에 선거 운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 이후 현재까지 '단일화 여부'에 대한 언론의 질문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비롯해 측근들에게 물밑 작업을 펼치는 등 '단일화'에 목을 매는 상황이다. 결국 이준석 후보가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의 승패를 떠나 '대선 완주' 이미지가 단일화 성사보다 정치적 이득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 입장에서 첫 대선 도전이 '단일화'로 막을 내린다면, 차기 대선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여러 차례 단일화를 이룬 탓에, 대선 완주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달고 다녔다. 이는 선거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제 막 대선 출마 연령(만 40세)을 충족해 앞으로 도전 기회가 많은 이준석 후보 입장에선 '완주'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하거나 미래 권력으로서 대중에 각인되는 것이 이득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대선이 보수진영 패배로 끝나고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다고 가정할 때에도 이준석 후보로서는 남는 장사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내에선 책임론과 함께 당내 권력 구조 개편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권력의 중심인 친윤계가 쇠락하고 친한계 등 신진 세력이 중심에 서는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에게 공간이 크게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준석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두자릿수 득표에 성공한다면 보수 진영 개편 흐름 속에서 차기 보수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든 저렇든 간에,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책임론을 함께 가져가는 것보다, 대선 완주를 통해 미래 권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게 최선의 수라는 것이 정가의 중론이다.
개혁신당도 이런 바람을 타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부정 선거와 탄핵 반대 세력과 함께하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며 "이준석 후보를 두고 젊으니까 사퇴하는 것은, 이준석 개인이 아니라 세대교체 자체를 거부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수는 바뀌지 않으면 멸종하기 때문에 쇄신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이유만으로 이 후보는 당연히 완주해야 한다"며 "우린 승리가 목적이지만, 15% 이상 득표율만 나와도 다음 대선은 물론 미래에 대한 가능성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단일화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22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6e4d0ea53f681.jpg)
전문가들 "보수 개편 때 '주도권' 확보 위해선 완주를"
전문가들도 이 후보의 승패를 떠나 완주할 경우, 보수 진영 개편에 따라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는 만큼, 패배한다면 보수 진영 개편이 이뤄질 것이고 여기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단일화를 하면 안 된다"며 "끝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겠지만, (김 후보에게)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극우 성향 후보를 내세웠다는 지적과 함께 혁신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며 "국민은 그들(친윤계)에게 다시 주도권을 주지 않을 것이고, 보수 지지층 내에서 선수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만 거둬도 정계에서 세 개 축 중 한 축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보수가 이번에 어설프게 넘어가면 지난 탄핵의 강을 건넌 것보다 훨씬 오래 갈 것이기 때문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가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 후보는 지지율 두 자릿수에 정착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단일화해도 패배할 가능성이 있고, 단일화하지 않아도 책임론을 제기될 것이라면 결국 단일화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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