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올해 5월 전국 분양시장은 조기 대선 여파로 관망세와 함께 치솟는 분양가에 대한 가격 부담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공공분양 단지에만 관심이 쏠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반기부터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도별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 평균 3.3㎡당 분양가 추이. [사진=부동산R114]](https://image.inews24.com/v1/bcc9371430d375.jpg)
부동산R114에 따르면 5월(22일 기준) 청약접수를 진행한 전국 15개 단지 중 부천 대장지구, 화성 동탄지구 내 공공분양 아파트 4개 단지는 모두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민간분양 시장은 총 11개 단지 중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 만이 1순위 청약마감에 성공하며 청약결과에 성패가 갈렸다. 최근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해마다 높아지는 분양가 수준이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가중되는 모습이다.
2015~2024년 민간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추이 조사 결과, 전국 평균 3.3㎡당 분양가는 2015년 988만원에서 2024년 2,066만원으로 10년간 2.1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 3.1배 △대전 2.5배 △서울 2.4배 △광주 2.4배 △울산 2.2배 △경북 2.1배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분양가 상승은 주택 수요자의 가격 부담뿐 아니라 주택 공급자인 건설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나날이 오르는 건설자재 가격, 인건비 등은 건설원가 상승을 유발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고분양가는 미분양 사업장 발생에 대한 부담을 야기시킨다. 지난해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92.98%에 육박하고,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 수준이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대해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 시행을 예고했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ZEB) 인증이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에 민간분양 아파트는 6월 이후 5등급(에너지자립률 20~40% 미만)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적으로 친환경 설비와 자재, 기술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물 유지관리비 감소 등의 경제적 효과가 있지만 당장 초기 건설 투자비용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9월에는 분양가 산정에 근간이 되는 국토교통부 기본형건축비가 발표될 예정인데 공사비 인상, 건설현장 안전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20년 9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분양가 우상향 분위기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하반기 새로운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개선되면서 올해 분양을 미뤄온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분양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분양가 추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가격 부담 심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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