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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우유 원윳값 동결…낙농가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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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감소·수입급증에 내년 유제품 무관세 시행 앞두고 '전운'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국내 원유 가격이 2년 연속 동결되며 소비자와 유업계 모두에게 일시적인 안도감을 제공했지만, 우유 산업 전반에 드리운 구조적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 멸균우유의 급증, 그리고 내년부터 시행될 수입 유제품 무관세 정책 등이 국산 우유 산업 경쟁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유 원유 가격이 2년 연속 동결됐다. 우유 산업은 가격 동결 속에 소비 감소와 수입 증가 등으로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우유 원유 가격이 2년 연속 동결됐다. 우유 산업은 가격 동결 속에 소비 감소와 수입 증가 등으로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가격을 논의하는 소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원유 가격 협상은 생산비 변동 폭이 ±4% 이상일 때 개최하게 규정돼 있다. 원유 가격은 각 유업체가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관행적으로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원유 기본 가격을 준용해 왔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리터(L)당 1018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소위원회 개최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흰 우유 제품에 들어가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리터당 1084원으로 유지되고 치즈, 분유 등에 쓰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 역시 종전과 같은 882원이 된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물가 안정' 신호이며, 유업계도 단기적으로는 마진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격 동결의 이면에 있는 산업 구조의 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타개할 방안을 단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년간 20% 감소…우유 소비 조용히 붕괴 중

국내 우유 소비는 장기적으로 감소세다. 통계청과 산업계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2013년 60kg 수준에서 2023년 기준 약 47kg 수준으로 10년 새 20% 이상 감소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두유, 식물성 음료, 고단백 음료 등 다양한 대체재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로 인해 농가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유업계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도미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산 우유 산업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건 수입 멸균우유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만 톤을 넘겼던 멸균우유 수입량은 2024년 4만8671톤으로 5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내년부터는 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 우유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라 수입량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산 신선 우유는 리터당 평균 3000원대지만, 유럽산 멸균우유는 1500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다 유통기한이 최대 12개월로 길어 보관·유통 측면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에 국내 유업계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수입 파고에 흔들리는 국산 우유…돌파구는 구조 전환

단순한 원유 가격 동결이나 보조금 확대만으로는 국산 우유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현재 필요한 것은 단기적 처방이 아닌 유업계와 낙농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전방위적 구조 전환이다.

유업계는 수출 확대와 기업 간 거래(B2B) 강화, 가공유 제품군의 다양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유통 루트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 접점을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매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낙농가 역시 단순 원유 공급에 머물지 않고, 로컬푸드 직거래나 체험형 낙농 콘텐츠 개발, 6차 산업화를 통해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지역 기반의 경쟁력과 직결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수요 기반 확충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루 한 잔 우유' 같은 소비 촉진 캠페인을 비롯해 학교·공공 급식에 국산 우유 공급을 확대하고 식생활 교육과 연계해 장기적인 수요층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학교급식법을 제정해 학교급식에 우유가 포함되게 했다. 2023년 기준 일본의 학교 우유 급식률은 96.1%에 달했다. 반면 국내 학교 우유 급식률은 2019년 50.3%에서 2023년 33.9%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가격 동결만으로 유업계가 처한 구조적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며 "이제는 소비 촉진과 수요 기반 확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하는 다층적 구조 전환이 뒷받침돼야 국산 우유 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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