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유통시장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가운데, 오프라인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재편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줄이면서다. 외형 확장의 성장 방정식은 옛말로 여기고, 잘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1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온·오프라인 간 온도 차는 더욱 커졌다. 온라인 매출은 15.8% 증가할 때, 오프라인 매출은 1.9% 감소하면서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54.4%로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오프라인에 앞섰다.
오프라인의 경우 매출 증가율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업태별 매출 비중을 보면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0.2% 소폭 증가했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각각 3.1%, 2.9%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편의점도 0.6% 줄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2023년 9월(12%) 이후 2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음식 배달·e-쿠폰·여행 상품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50.1%), 식품(21.3%), 화장품(11.6%) 등 상품군 매출이 대폭 올랐다.
이 같은 소비 패턴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벼랑 끝에 몰린 오프라인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마냥 외형을 줄이는 게 아니라 잘 되는 매장은 더욱 키우고, 수익성이 악화한 곳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효율화에 방점이 찍힌 분위기다.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거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d168e9baa2d12.jpg)
대표적으로 이랜드리테일은 핵심 점포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짜고 있다. 뉴코아 안산점, 모란점의 문을 닫은 데 이어 내달 말 임대 계약이 종료되는 인천논현점 운영도 종료한다. 동아 수성점, 강북점, NC 경산점 등 3곳의 자산 유동화도 검토 중이다.
대신 '유통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동부권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 복합쇼핑몰 'NC이스트폴'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오픈 준비 작업 중으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 층 규모로 자사 외식 브랜드 애슐리를 비롯해 패션 브랜드 등 100여개 매장이 입점한다.
편의점의 재편도 점포 수 증감 추이가 이를 뒷받침한다. 산업부가 집계한 지난달 편의점 점포 수는 4만8480개로 작년 같은 달보다 0.2% 감소했다. 해당 조사에서 편의점 수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에는 더 이상 점포를 낼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포화 상태다. 신규 출점을 자제하되,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뷰티·스포츠 등 특화매장을 키우며 수익성 회복에 돌입했다.

대형마트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요가 높은 식품 중심으로 판매 구조를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기존 점포는 상권 특성에 따라 쇼핑몰 형태와 푸드마켓 형태로 이원화해 재단장하는 계획을 내세웠다.
롯데마트도 식료품에 집중하는 출점 전략의 방향성이 두드러진다. 내달 말 개점하는 구리점이 대표적인데, 실적 악화로 2021년 3월 폐점한 자리에 점포 특성을 바꿔 다시 입점한다.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도 최근 법원의 승인을 받아 일부 임대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폐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일부 점포는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기업들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올리브영, 다이소 등은 소비자들을 니즈를 공략하며 선방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외형을 늘려야 성장한다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차별점을 내세우는 게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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