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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 매각 추진 지역 온도차…"나프타 조달구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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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NCC 나프타 해외 수입 많아 비용구조 더 취약
울산 NCC는 국내 정유사서 도입해 여수보다 압박 덜해
나프타 조달 구조 비용 차이로 매각 압박 강도도 달라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나프타분해설비(NCC)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NCC설비가 집중된 여수와 울산 등 두 지역의 사정이 약간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 NCC가 조금 더 급하고 울산 NCC는 여수보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주요 원료인 나프타 조달 구조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LG화학 여수 NCC 전경.

30일 업계에 따르면, NCC는 나프타를 고온에서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로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핵심 석유화학 설비다. 최근 중국에 비해 원가경쟁력 등이 밀리면서 석유화학 기업마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밀리는 까닭은 주요 원료인 나프타 조달 비용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은 러시아에서 주로 나프타를 공급받는다. 러시아산 나프타의 경우 중동 지역 나프타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실제 러시아산 평규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71.22달러로, 아랍에미리트산(71.60달러)보다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여기에 더해 운송 거리 단축으로 물류비 절감 효과까지 발생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도 지난 2021년까지는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나프타를 수입해 왔지만 러우 전쟁 이후 지난 2022년 7월 본격적인 대러시아 제재가 시행되면서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여수와 울산은 조달 비용에서 또 차이가 난다.

현재 여수산업단지(LG화학·롯데케미칼·여천NCC·GS칼텍스)에는 총 4개의 NCC 설비가 있다. 통상 NCC 설비는 인근 정유사들의 원유 정제공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공급받거나, 외부에서 직접 수입해오는 조달 구조를 가진다.

여수 지역의 NCC 설비들은 산업단지 내 GS칼텍스의 정제공정에서 일부 나프타를 공급받기도 하지만, 주로 중동 등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비중이 크다. 해외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운임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해 원가 경쟁력에서 불리해지면서, 기업들은 설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수지역 NCC 설비 매각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쿠웨이트 석유공사의 자회사 PIC와 여수NCC 2공장을 매각하기 위해 물밑에서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가격 차이와 매각 조건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결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자산가치 산정에 의견이 엇갈리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자회사인 여천NCC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중동 등 일부 기업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울산 지역 NCC 설비(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를 보유한 기업은 인근 정유사의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주로 공급받아 가동하고 있다. 여수 대비 2개(SK에너지, 에쓰오일) 정유사의 정제 공장이 몰려있는 것도 안정적인 나프타 조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지오센트릭]

이 때문에 울산 NCC 설비는 원가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매각 압박이 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다.

특히 SK지오센트릭의 NCC 설비는 SK에너지에게 나프타를 전량 공급 받는 등 그룹사 내에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각 압박이 덜하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여수는 나프타 수입에 따른 운임 및 물류비 부담이 커 설비 매각에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울산은 자체 정유사와의 연계가 강해 매각 시기도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울산 지역의 NCC 설비 보유 기업 역시 향후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27년이 되면 가격 경쟁력 하락과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장기적인 사업 전략 재검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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