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이 세계 최고 수준의 타이타늄 적층 속도를 구현한 ‘선택적 레이저 용융(SLM, Selective Laser Melting)’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SLM 공정은 금속 분말을 고출력 레이저로 녹이면서 적층하는 3D 프린팅 기술이다. 복잡한 형상도 정밀하게 만들 수 있어 첨단 부품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그룹 김건희 수석연구원, 신산업부품화연구부문 이호년 수석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타이타늄 소재의 적층 속도를 2배 이상 높이면서 동시에 품질까지 향상시킨 SLM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SLM 고속 공정기술로 제작한 경량 항공기 부품. [사진=생기원]](https://image.inews24.com/v1/0f487af3609188.jpg)
타이타늄은 강도와 내식성이 우수해 의료와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SLM 공정에서는 적층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적층 소재가 두꺼워질수록 에너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기공 등의 결함 발생으로 충분한 물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단일 레이저 열원만으로 타이타늄을 빠르게 적층하면서 물성 조건까지 충족하는 공정 조건을 개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타이타늄 분말이 완전히 녹아 굳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하고 레이저 파장을 반영해 에너지 흡수율을 정밀 측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레이저 출력, 주사 속도와 간격, 적층 두께 등의 공정 변수들을 조합해 적층에 최적화된 에너지 밀도를 도출해 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공정 최적화를 통해 고속 적층 중 발생하는 주요 결함을 제어하고 일관된 품질을 위한 공정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레이저 에너지가 부족할 경우 금속이 완전히 녹지 않아 내부에 빈틈(Lack of Fusion)이 생긴다. 과하면 표면이 패이거나 기체가 갇혀 강도를 떨어뜨리는 키홀(Keyhole), 표면 팽창(Swell), 수축(Shrinkage) 등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각 결함의 발생 조건을 정밀 분석하고 에너지 밀도와 공정 변수를 실시간으로 자동 조절해 사전에 결함을 차단하는 적층 조건을 수립했다.
공정 중 발생하는 산화 반응과 고온으로 인해 일부 원소가 증발하거나 뭉치는 조성 변화까지 고려해 타이타늄이 안정적으로 응고되는 공정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적층 중 냉각을 유도함으로써 강도 향상에 유리한 마르텐사이트(Martensite)를 형성하는 데 성공, 타이타늄의 강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미세조직 제어기술도 확보했다.
타이타늄 소재 내부의 산소, 철과 같은 미량 원소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고용 강화 기법을 적용해 합금 없이도 타이타늄 본연의 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통해 5일 이상 걸리던 성인 평균 크기의 흉곽 임플란트 적층 시간을 3일 이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적층 속도는 시간당 약 37.966㎤/h로 이전까지 최고 수준이었던 18㎤/h 대비 2배 이상 빨라졌다.
99.98% 이상의 밀도와 670MPa 이상의 인장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량·고강도를 요구하는 다양한 타이타늄 부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김건희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술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제작 기간을 단축시켜 위급한 환자의 수술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알루미늄, 니켈, 철계 합금 등 다양한 금속 소재로 기술을 확장해 의료뿐 아니라 항공우주, 자동차, 국방 등 첨단 부품분야에 확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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