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교수 "트럼프 정책, 북한 같아⋯매우 권위주의적 본성"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저자인 스티븐 레비츠키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국 유학생 차단 정책을 북한에 빗대면서 비판했다.

레비츠키 교수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하버드대에 외국 학생이 없는 상황을) 정말로 상상할 수 없다. 외국인 학생을 받지 않고 문을 닫게 하는 건 북한과도 같다"고 말했다.

"권위주의 정부는 좌파든, 중도든, 우파든 대학을 공격한다. 대학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지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은 그는 "예산을 삭감하고는 사람을 체포하고 교수나 학생 지도자를 강제로 숙청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명망 있고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인 하버드를 쓰러트려, 나머지를 다 굴복시키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미국) 정부는 매우 권위주의적 본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레비츠키 교수는 "(유학생들은) 지금껏 인생의 많은 시간을 들여 하버드에 왔지만, 지금은 그 삶이 공중에 붕 떠버린 셈이다. 남수단에서 온 학생, 멕시코의 가난한 가정에서 온 학생, 폭력이 만연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 모든 것을 희생해서 여기에 왔는데,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이들은 이곳에 머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자신의 연구실 박사과정생 90%가 라틴아메리카 출신이며, 학부생의 3분의 1이 유학생"이라고도 밝힌 레비츠키 교수는 "다음 주 미국에 머무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끔찍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22일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했다. SEVP는 유학생 비자 등을 관리하는 국토안보부의 프로그램으로, 대학은 SEVP의 인증이 있어야 외국인 학생 등에 유학생 자격증명서(I-20) 등을 발급할 수 있다.

다만 현지 법원이 '인증 취소 효력 중단'을 요구한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버드대 외국인 유학생과 교환 방문자 비자를 소지한 연구자들은 재판 기간 체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29일 규정에 따른 보고 요구사항 미준수 폭력과 반유대주의로부터 자유로운 캠퍼스 유지 실패 국가안보 관련 우려가 제기되는 외국 단체들과의 관행 등 '연방 규정 미준수'를 근거로 하버드대의 SEVP 인증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재차 통지했다. 그러면서 30일간의 소명 기간 하버드대가 소명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모든 합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SEVP 인증이 취소된다고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