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한지 어느덧 2년 반이 흐른 가운데 생성형AI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거대언어모델(LLM) 경쟁도 '성능'에서 '전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들은 모델의 크기보다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사진=챗GPT 제작]](https://image.inews24.com/v1/deed012457995a.jpg)
폐쇄형 에이전트 '루시아' vs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 '솔라'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차세대 버전을 발표한 솔트룩스 '루시아3',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2'는 각각 자율형 에이전트와 오픈소스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차이를 보인다.
솔트룩스가 전날 공개한 '루시아3'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지향하는 폐쇄형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모델이다. 기업 고객은 API를 통해 루시아 기반 서비스를 자체 시스템에 연계할 수 있다.
루시아3 시리즈는 언어 생성·이해 '루시아3 LLM'과 추론 판단을 수행하는 '루시아3 딥', 이미지·표·문서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루시아3 VLM‘으로 구성됐다.
특히 ‘루시아3 딥’은 질문의 복잡도에 따라 추론 경로를 스스로 조정해 일반적인 질의응답을 넘어 전문 리포트 작성과 탐색형 분석까지 폭넓은 대응이 가능하다. 도메인 특화 언어처리 성능도 강화돼 글로벌 LLM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응답 품질을 목표로 한다.
솔트룩스는 루시아3를 통해 단일 LLM을 넘어 '역할을 수행하는 AI’, 즉 사용자의 요청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자율형 AI로 진화하겠다는 방향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달 중순 '솔라 프로2'를 공개한 업스테이지는 오픈소스를 통한 생태계 확산 전략을 취하고 있다. 107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솔라 프로2는 생성형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전체 공개됐다. 누구나 API를 통해 솔라 시리즈를 사용할 수 있다.
솔라 프로2는 특히 ‘경량화된 고성능’이라는 방향성 아래, 추론 효율성, 응답 속도,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기업 사용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업스테이지는 이 모델을 중심으로 파트너사 및 B2B 고객이 LLM을 손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API 연계 플랫폼도 함께 제공한다.
실제로 솔라 시리즈는 중소기업·스타트업 등 기술 접근성이 낮은 기업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으며 국내외 다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상용 사례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솔라 시리즈는 국산LLM 최초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의 마켓플레이스에 등재돼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 AWS와 협업해 다수의 국내 교육·연구 기관에 AWS 클라우드 기반 AI 솔루션을 무료 제공해 국내 AI 생태계를 지원하는 점도 인상 깊은 부분이다.
하이퍼클로바X, 온서비스+소버린 AI로 글로벌 공략까지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24일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모델인 '시드 3종'을 상업화가 가능한 오픈소소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오픈소스 공개 한 달 만에 3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30여개 파생모델도 등장하는 등 활발한 생태계 확장 효과를 이끌어냈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에서 등장한 전세계 3번째 초거대AI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해 쇼핑·검색·광고 등 모회사 네이버의 서비스 영역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단일 모델을 ‘대응형’으로 쓰는 대신, 서비스 목적과 상황에 따라 경량화·모듈화된 다양한 버전을 최적화해 적용하는 '온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 주권 확보와 산업 맞춤형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소버린AI' 전략도 병행 중이다. 자체 환경에서 모델을 직접 배포·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외부 API 호출 대비 데이터 통제권과 커스터마이징 수준을 높였다.
오픈소스 공개로 생태계 확산과 개발자 접근성을 높이고 온 서비스AI 전략으로 서비스 최적화를 꾀하는 데 이어 궁극적으로는 소버린AI 전략을 통해 동남아·중동 등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6월 중 추론 특화 모델도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폐쇄형 SaaS, 오픈소스 API, 온서비스 내재화 등 세 모델은 각기 다른 전략을 선택했지만 모두 '한국어 특화 LLM의 실전 활용 확대'라는 공통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대선의 유력 후보들도 AI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국내 LLM 생태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시장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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