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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대] DJ 초고속인터넷 정책 AI 버전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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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100조원 시대…시작은 국가 AI데이터센터 구축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등장은 민주당 계열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등장 및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등장과 엇비슷한 측면이 있다.

전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슷하고, 혹독한 경제 위기 속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처지가 비슷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임 정부가 물려준 외환위기를 받았지만, 이 대통령은 미중 갈등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히 재편되는 환경 속에서 한국의 주력 산업인 수출 제조업 경쟁력이 심각하게 약화된 상황을 물려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 위기 돌파 방법 가운데 하나가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 산업 육성이었다면,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화두 첫 번째는 인공지능(AI)이다.

이 대통령도 이 사실을 잘 안다. 후보시절 맨 위 공약이 'AI 투자 100조원 시대'다. △AI데이터센터 △AI고속도로 △국가 AI 지도 등의 공약을 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특히 AI데이터센터를 차세대 국가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규정해 총력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AI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로 지정하고, 행정절차 간소화·인허가 타임아웃제 도입 등 속도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AI데이터센터의 열관리 기술, GPU 클러스터 관리 솔루션 등 요소 기술 육성에도 돌입할 방침이다.

문제는 엔비디아가 우리 정부에 최신 GPU를 조속히 공급하느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만장 규모의 GPU를 구매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지난해부터 접촉하고 있지만, 오는 9월에야 물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유상임 과기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자리한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제이 퓨리 총괄 부사장을 만나 설득했지만, GPU 공급 일정을 더 앞당기진 못했다. 엔비디아의 GPU를 사기 위해 세계 주요국 정부가 줄을 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테슬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GPU 구매에 매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국가 차원의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과기부 구매 물량보다 5배 이상의 GPU가 더 필요하지만, 확보 시점은 사실상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마음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은 "AI 핵심 자산인 GPU를 최소 5만개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AI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물량을 확정 받는 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새 정부가 AI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려면 엔비디아와도 매력적인 협상을 해내야 한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이 지난 4월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를 찾아 백준호 대표에게 서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동시에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투자도 진행될 예정이다.

저전력, 고성능 신경망처리장치(NPU), AI용 GPU,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등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토종 AI 반도체 설계 기업은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가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14일 퓨리오사AI를 방문해 국산 AI 반도체 관련 지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퓨리오사AI는 AI 모델 추론에 주로 쓰이는 GPU를 대체할 수 있는 NPU '레니게이드'를 개발해왔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용 GPU와 NPU를 AI 데이터센터에 일부 활용하려면,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은 아직 매출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AI 반도체를 한 번 생산할 때마다 적게는 160억원, 많게는 1000억원 가까이 팹 비용이 든다"며 "아직 영세한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국산 NPU를 국가에서 많이 구매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산 NPU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AI 반도체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거대한 소프트웨어(SW) 생태계와 경쟁해야 한다.

AI 반도체 업계에선 과기부가 지난달 말까지 AI 컴퓨팅센터에 참여할 기업들을 모집했지만 결국 유찰된 이유도 50%의 국산 NPU를 써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엔비디아의 SW인 '쿠다'에 익숙한 IT 기업들이 국산 NPU를 쓰려면 운영 부담이 커 참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또 "새 정부가 AI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줘야 설계부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까지 국내 생태계에 활기가 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려면 이 대통령이 제안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외에 새로운 전력 수급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보다 먼저 탈(脫)원자력 발전, 해상 풍력발전 확대 정책을 추진했던 대만이 수년 간 전력 불안을 겪고 있어서다. 물론 이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지만, 원자력 발전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20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으로 주요 산업지대에 공급하고, 전국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2040년 완공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전국에 해상망을 구축함으로써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 해상풍력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편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AI에 대한 국내 민간 투자는 13억3000만 달러로 전년(13억9000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국가별 투자 규모 순위도 9위에서 11위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AI모델용 GPU를 확보한 기업은 네이버, LG AI 연구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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