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그 브랜드"⋯다이소 뷰티의 '성공 방정식'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뷰티 업계 신흥 강자 다이소가 자체 제작 브랜드 제품이 아닌 알려진 기성 브랜드를 선택해 저가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 문제와 가성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VT코스메틱'과 같은 강소기업은 물론 뷰티 업계의 터줏대감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까지 다이소를 위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뷰티산업의 새로운 '블루칩(Blue Chip)'으로 떠오른 다이소의 성공 방정식이 뷰티 '공룡' 올리브영을 긴장시키면서 뷰티산업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

4일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이소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이 선전한 덕분이다.

뷰티 제품에 힘입어 다이소몰을 찾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다이소몰 이용자는 362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14만명) 대비 69% 증가했다. 지난 2023년 초 이용자 규모가 100만명 안팎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그해까지만 해도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26개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 60여 브랜드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제품 수도 250여 종에서 500여 종으로 두 배나 많아졌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다이소는 올리브영과 함께 K-뷰티의 성지로 불릴 정도다.

다이소의 성공 방정식은 기성 브랜드 활용법에 있다. 기성 브랜드의 완성품을 입점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넘어 기성 브랜드가 다이소를 위한 맞춤 제품을 제작하도록 했다. 다이소에 입점하려면 제작 단가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5000원 이하다. 그만큼 화장품 브랜드들도 제작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뷰티 업계 한 관계자는 "패키징과 용량을 비롯해 광고비까지 아껴서 제작 단가를 낮춘다"면서 "성분은 비슷하거나 같게 제작되지만,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지 않은 기존 제품을 활용해 다이소 라인으로 출시한다"고 말했다.

실제 다이소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VT코스메틱의 'VT 리들샷 100 페이셜부스팅 퍼스트 앰플' 제품은 2ml 8개입에 3000원이다.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VT 리들샷 100 에센스'는 정가가 3만2000원으로 가격은 10배 이상 높지만, 용량도 3배 이상 많다. 하지만 용량과 패키징의 차이를 제외하곤 피부 보습 성분 32개, 피부 보호 성분 5개로 같고 주름 개선 성분인 아데노신도 동일하게 포함돼 있다.

이윤을 남기려는 기성 브랜드가 다이소를 위한 별도 라인까지 출시하며 입점한 이유는, 재고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기성 브랜드가 별도 제작한 제품을 100% 매입해서 판매하는 구조로, 기성 브랜드가 물건을 다 팔지 못해 손실을 볼 걱정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다이소 뷰티의 주요 고객층인 1020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단 효과도 있다. 뷰티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다이소에서 우리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친숙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단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다이소도 고객 접점 확대 측면에서 뷰티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상품의 다양성이 장점 중에 하나로,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상품으로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