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물리 원리를 발견해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대 나용수 교수와 함택수 교수 연구팀이 핵융합로 내부에 존재하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처럼 성능을 떨어트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핵융합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종합 실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핵융합은 태양과 별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이다.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 더 무거운 원자핵이 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탄소 배출이 없고 무한으로 연료 공급이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에너지 입자가 존재할 경우 파란색 영역이 넓어지면서 난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에너지 손실 측면에서도 고에너지 입자가 있을 때 손실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https://image.inews24.com/v1/7cb7b3f400c282.jpg)
핵융합 에너지를 상용화하려면 수소 이온을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로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플라스마 내 난류가 핵융합 반응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제어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토카막(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도넛형 장치) 장치에서 수행된 실험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고에너지 입자와 플라스마 난류 간의 상호작용을 네 가지 주요 물리 작동원리로 분류 이들 입자가 난류를 억제하는 구체적 메커니즘을 찾아냈다.
자기장 구조 변화, 이온 밀도 희석에 의한 억제, 난류와 상호작용, 불안정성 유발과 상호작용 등 네 가지 물리 기작에 의해 고에너지 입자가 플라스마 난류와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기작들 뒤에서 고에너지 입자가 전단유동(zonal flow, 자연이나 실험실 환경에서도 흔히 관찰되는 흐름으로 띠처럼 생긴 대칭적 유동)이라고 불리는 유동을 강화시켜 난류를 억제하는 데 이를 통해 핵융합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KSTAR(한국형 핵융합 연구로) 장치 등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최적화해 플라스마 난류를 제거하고 초고온 플라즈마를 형성·장시간 유지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용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핵융합로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활용해 출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며 “이번 성과는 앞으로 소형 핵융합로나 실증로 설계에 적용돼 핵융합 상용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How fast ions mitigate turbulence and enhance confinement in tokamak fusion plasmas)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피직스(Nature Reviews Physics)’ 2025년 4월호에 실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