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미국 국방부가 '외계인 우주선을 발견해 그 기술을 연구 중'이라는 거짓 정보를 지난 수십 년간 고의로 전파해왔으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은폐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펜타곤(미 국방부)이 UFO 신화를 부추겼으며 그 후 은폐를 시도했다'는 제목의 탐사보도 기사를 실었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840d987635e8fb.jpg)
WSJ은 국방부 산하 '전영역 이상현상 조사 사무소'(All-domain Anomaly Resolution Office·AARO)가 조사해 놓고도 보고서에서 감췄던 내용을 취재해 이같이 보도했다고 밝혔다.
AARO는 연방의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근거해 2022년 7월 국방부 산하에 설치된 조직이다. 육·해·공 혹은 우주 등 모든 영역에서 목격된 이른바 '미확인비행물체'(UFO) 혹은 미국 정부 용어로 '미확인 이상현상'(UAP)의 실체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AARO는 이 같은 의혹을 재작년 초에 확인하고 국방부 수뇌부에 보고한 후 작년 3월 보고서를 공개했으나, 이번에 WSJ가 폭로한 내용은 보고서에서 누락됐다.
WSJ 보도에 따르면 AARO는 국방·정보 분야 연구소와 정부기관들에서 오래 일했던 물리학자 숀 커크패트릭 박사가 초대 소장으로 임명된 후부터 이른바 'UFO 음모론'에 관한 조사를 벌였다.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외계인 기술을 알아내기 위해 비밀 프로젝트를 운영중'이라는 음모론이 퍼진 경위에 대한 조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AARO 조사관들이 1945년 이후 정부 문서를 검토하고 전현직 군 장교들을 직접 조사한 결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공군의 극비 프로젝트를 신규로 책임지게 된 지휘관들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쓰도록 하고 '외계인 우주선 사진'을 보여주며 이에 관한 브리핑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휘관들은 "미국 정부가 외계에서 온 반중력 우주선을 발견해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로 그 기술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양키 블루'라는 계획을 진행 중이며, 당신이 맡은 프로젝트는 그 계획의 일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런 얘기를 발설해서는 안 되며 만약 그럴 경우 감옥에 가거나 (재판 등 절차 없이) 처형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었다.
이런 브리핑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돼 누적으로 수백 명에게 이뤄졌으며 2023년까지도 이어졌다. 커크패트릭 박사는 해당 사실을 파악한 후 국방부 수뇌부에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해당 브리핑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2023년 봄에 내려졌다.
다만 AARO 조사관들은 이런 브리핑이 국방부와 군에서 수십 년간 이뤄졌던 정확한 원인이나 동기를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WSJ가 폭로한 이런 내용이 미국 국방부와 AARO가 작년 3월 낸 보고서에는 아예 언급돼 있지 않고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정황을 강하게 시사하는 내용이 실려 있어 은폐 의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시 보고서는 "현재까지 미국 정부와 기업이 외계 기술에 접근했거나 외계 기술을 역설계했다는 검증 가능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고, UAP가 외계 기술과 관련됐다는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실었다.
보고서가 나왔을 때 팀 필립스 당시 AARO 국장 직무대행은 "AARO는 이른바 숨겨진 UAP 프로그램에 대해 존재하지 않거나 외계 기술과 무관한 진짜 국가 안보 프로그램을 잘못 인식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미국 정부가 이런 프로그램을 숨겼다'는 주장에 대해 "소수의 개인이 수십 년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부정확한 주장을 반복한 결과로 본다"라고 말했다.
WSJ의 탐사보도에 대해 국방부 공보실은 그런 거짓 프로그램이 존재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내용을 작년 보고서에 포함하지는 않은 것은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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