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SK 그룹이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2025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관련해 계열별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투자 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2025 경영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경영전략회의'는 '이천포럼'(8월), 'CEO 세미나'(10월)와 함께 SK그룹의 주요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3대 회의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회의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주요 핵심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천포럼과 달리 그룹 내부 인사들만 참여하는 CEO세미나와 경영전략회의는 각각 고유한 특성이 있다. CEO세미나가 다음 년도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라면, 경영전략회의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경영 전략이 빈틈 없이 이행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하는 성격이 강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세미나에서 운영최적화(O/I)를 통한 경영효율성 개선, 리밸런싱, AI 등 세 가지를 키워드로 그룹사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지난해부터 실제로 추진된 리밸런싱 성과와 AI 투자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계획했던 사업 성과들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성과들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각 계열사에서 해당 사업들이 구체화되고 있는지 공유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본격 착수하며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섰다.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중복·비효율 구조를 정비하고, 신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사 차원의 군살 빼기도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1분기 SK㈜ 연결기준 종속기업은 지난해 말(649개) 대비 9개 감소한 640개다. 지난 2023년 말(716개)과 비교하면 76개사가 줄었다.
지난 5월 SK㈜가 사내독립기업(CIC · Company in Company)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AI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집중시키기로 한 것 역시 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이다.

AI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개최된 이천포럼에서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그룹사 차원에서 개발할 수도 있다고 공언할 정도로 AI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이다.
SK는 AI를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관련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고, AI 서비스 에이닷을 출시하는 등 그룹의 AI 첨병으로 그룹 전반의 AI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의 투자 전문회사 SK스퀘어는 지난 4월 미국과 일본 AI 반도체 기업 5곳에 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계속해서 AI 유망 기업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인해 실추된 대국민 신뢰 회복 방안 역시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는 워낙 논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자리이기 때문에 해당 이슈가 구체적으로 의제로 오를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취임 이후 열리는 첫 경영전략회의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 이후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 데다 김준 전 부회장 시절부터 추진해온 친환경 중심의 '카본 투 그린' 전략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정유 등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사업 영역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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