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경쟁사의 위기 상황을 영업 기회로 활용해선 안 된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SK텔레콤 개인정보 침해사고 이후 LG유플러스의 전국 매장과 유관 부서에 내린 지시다. 홍 대표는 유심 제조사에 발주했던 자사 유심 물량을 SK텔레콤에 우선 공급해줬으면 한다는 내용도 제안했다. 취임 반 년을 맞은 홍 대표가 경쟁사의 위기를 관망하지 않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LGU+]](https://image.inews24.com/v1/33d2e6a3ba02c6.jpg)
홍범식 "최우선 가치는 고객 감동 통해 밝은 세상 만드는 것"
홍 대표의 '밝은세상' 철학은 올해 신년사에서 구체화됐다. 홍 대표는 "고객 감동을 통해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LG유플러스가 그로쓰 리딩 AX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로 도약하는 데 담긴 핵심 가치는 '고객 감동을 통해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전달하면 만족한 고객이 스스로 추천자(Promoter)가 되고, 결국 LG유플러스의 가치를 올리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경쟁사와 이전투구를 벌이지 않더라도 밝은 세상을 구현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내비친 것이다.
홍 대표의 이같은 철학은 경쟁사인 SK텔레콤에 유심 우선 공급 요청, 경쟁사 위기 영업 기회 활용 금지 지침 등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다. 알뜰폰 이용자 맞춤 서비스 또한 "고객 입장에서 불편함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홍 대표의 지시가 반영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파트너사 요금제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플랫폼 '알닷케어'를 오픈했다.
홍 대표의 3대 경영 키워드⋯밝은 세상·기본기·인공지능
홍 대표의 경영 키워드는 밝은세상 외에도 기본기·인공지능(AI) 등 세 가지로 좁혀진다. 홍 대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품질·안전·보안이라는 통신 본업의 기본기가 갖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취임 이후 첫 현장 방문 장소가 네트워크 작업을 교육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LG유플러스 대전R&D센터였던 배경이다.
홍 대표는 "기본이 확립돼야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탄탄한 기본기 위에 고객 분석, 데이터·지표 기반 실행 전략, 협력 체계 구축 등 역량을 더해 선제적으로 고객 가치를 제공한다면 통신뿐만 아니라 새롭게 펼쳐지는 경쟁 영역에서도 고객 감동을 실현하며 1등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안심 지능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보안을 마무리 단계에 두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보안을 첫 단계에서 검토하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야만 고객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LGU+]](https://image.inews24.com/v1/270e7e0333d493.jpg)
부임 이후 AI 에이전트 추진그룹 신설⋯AX로 업계 선도
LG유플러스는 단단한 AX(AI 전환) 체계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홍 대표는 부임 이후 단행한 첫 조직개편 당시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했다. 산하에는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와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를 배치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Lab도 배치했다.
AI 관련 신규 서비스 개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한 셈이다. 나아가 구성원 전체의 AI 능력을 높이기 위해 최고인사책자(CHO) 산하에 AX/인재개발 담당을 배치했다. LG유플러스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1년에 총 100시간을 학습에 쓸 수 있고 AI, 데이터 등 150여 개 AX 학습 패키지를 제공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홍 대표의 취임 초기 구상이 다소 막연하게 느껴진다는 말도 있었지만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밑그림에 구성원의 역량이 결합되면 통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AX를 선도하는 동시에 밝은 세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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