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로 정의화 "김용태에게서 희망 본다"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당 상임고문단을 만나 "지금 혁신하지 못하면 당은 그야말로 과거의 유산으로 박제되고 말 것"이라며 본인 쇄신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젊고 매력적인 김 비대위원장에게서 우리 당의 희망을 본다"며 이에 화답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대선 패배에 대해 "국민들이 우리 당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며 "기존 틀에 머물러선 미래를 기약하기조차 어렵다는 게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으로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하겠다. 당 체질을 바꾸고 국민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겠다"며 "더는 미룰 수 없다. 민심의 바다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은 김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뜻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이길 수 있었던 대선의 패배는 제가 보기에 우리가 불러온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당이 더 이상 수구적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롭고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앞서 제시한 당 5대 개혁안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며칠 전 발표한 당 개혁안도 단일화 과정에 대한 부분은 좀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국민적 관심을 얻을 것이라 본다"며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성을 뼈를 깎듯이 해야 하고, 쇄신은 살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당 분열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진보가 분열로 망한다고 했는데, 보수 정당인 우리가 분열로 들어섰다"며 "당내 세력 간의 분열로 위기를 자초했다. 친윤, 반윤 극한적 갈등을 벌이는 동안에 국민들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탄핵을 반대하고 계엄을 옹호한 친윤(친윤석열)계를 겨냥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중도확장이었는데, 헌법정신을 망각한 계엄과 탄핵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로 중도 표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이날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맏형의 별세로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