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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는 적자로 울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에 망설이는 육류 시장의 오랜 모순. 여기, 기술로 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딥에이징(Deep-aging)'이라는 혁신 기술로 육류의 완전 소비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딥플랜트(대표 김철범)다.
한우 농가는 손해를 보며 소를 파는데, 왜 소비자가 사는 소고깃값은 비싸기만 할까? 딥플랜트는 이 문제의 원인이 복잡한 유통구조가 아닌, '폐기되는 비선호 부위와 저등급육'에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가공 과정에서 전체 육류의 약 20%가 팔리지 않고 버려지며, 이 손실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즐겨 찾는 선호 부위와 고등급육 가격에 전가된다. 이는 소비자 부담을 가중할 뿐만 아니라, 자원 낭비와 환경 문제까지 야기하는 심각한 비효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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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플랜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딥에이징'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딥에이징은 단순히 고기를 숙성하는 것을 넘어, 육류의 맛과 연도를 예측하고 제어하는 정밀한 기술 시스템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AI) 분석과 물리적 처리 기술의 결합에 있다.
먼저, AI 분석 기술은 육류의 품질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변환한다. 딥플랜트가 자체 개발한 전용카메라와 안드로이드 앱은 육류의 단면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와 동시에 품종, 도축일, 부위 등 메타 데이터를 함께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특히 이 카메라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수분, 지방, 단백질 함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멀티채널 근적외선(NIR) 분광 기술이 탑재되어 분석의 정교함을 더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과 ViT(Vision Transformer) 기반의 AI 모델을 통해 분석되어 맛, 연도, 등급 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한다. 이 모든 과정은 이미지 데이터, 전자혀 측정 데이터, 관능검사 데이터가 통합되어 딥러닝 모델의 학습 소스로 활용되고, 모델은 지속적으로 최적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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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예측을 바탕으로 최적의 처리 조건이 결정되면, 물리적 딥에이징 과정이 시작된다. 진공포장된 고기를 딥에이징 챔버에 넣고 수압과 초음파, 정밀하게 제어된 수온을 복합적으로 가한다.
이 물리적 에너지는 근육세포 내의 '리소좀(Lysosome)'이라는 작은 기관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리소좀이 파괴되면 그 안에 있던 단백질 분해효소 '카텝신(Cathepsin)'이 방출되어 근육 단백질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고기가 연해지는 원리다. 딥에이징 기술은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그리고 폭발적으로 가속해 자연 숙성 대비 2배 이상 빠른 연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 기술의 효과는 현미경 단위의 변화로도 증명된다. 딥에이징 처리된 한우 홍두깨살의 근육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처리 전에 빽빽하게 붙어있던 근절(근육섬유)들이 물리적으로 끊어지고 벌어진 모습이 명확하게 확인되었다. 이는 고기의 연화 정도를 나타내는 과학적 지표인 '근소편화지수(MFI)'의 급격한 증가로도 나타나는데, MFI 값이 높을수록 고기가 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기술은 도축 후 근육이 단단해지는 사후강직 현상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킨다. 자연 상태에서 소고기는 약 7일이 지나야 사후강직이 풀리며 숙성이 시작되지만, 딥에이징 시스템은 이 기간을 3~10일가량 앞당겨 고기의 맛과 연도를 빠르게 최적의 상태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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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플랜트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사업 모델은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의 대표적인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된 유일한 육류 기술 전문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NH농협과는 오픈 비즈니스 허브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비선호 부위 한우와 한돈을 활용한 불고기 제품을 공동 개발했으며, 농협 계열사를 통해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고급육 브랜드인 횡성한우와의 협력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딥플랜트는 스타트업 최초로 횡성한우 도축장 내에 전용 가공 공장을 운영하며 횡성한우의 품질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00톤 이상의 비선호 부위를 소비하고, 소 한 마리당 20만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딥에이징 육류를 공급받는 식당들은 균일한 품질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판매 수익이 1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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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플랜트의 비전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2023년에는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SWITCH'의 경진대회 '슬링샷(Slingshot)'에서 최초의 육류 스타트업이자 유일한 한국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50위권 본선에 진출하며 글로벌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인 싱가포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고 있다. 동남아 최대 푸드테크 액셀러레이터인 '이노베이트360(Innovate360)', 싱가포르 최대 컨테이너 물류사인 '얼라이드(Allied)', 현지 육류 시장의 28%를 점유한 '미트코(Meat Co)' 등과 잇따라 MOU를 체결하며 투자 유치, 물류, 공동 브랜드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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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B2B 납품을 중심으로 2024년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25년에는 70억원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자연 방목으로 질긴 육질이 특징인 동남아시아 육류를 딥에이징 기술로 공략, 2026년 말레이시아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태국과 베트남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딥플랜트는 '기술 기반의 건강한 육류 섭취를 통해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육류 자원의 완전 소비를 통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딥플랜트의 도전이 국내외 육류 산업에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과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직접 창업에 도전했으며 현재 약 2500개 이상 스타트업과 기술창업 기업이 주 고객인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50여회 이상의 엔젤투자 경험을 토대로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술창업 36계', '특허로 경영하라', '지식재산권 스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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