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25%를 부과한 지 두 달이 지났다. BMW, 포드,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연이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현재의 가격 정책을 유지해 온 현대차와 기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2d505cef58c4e1.jpg)
12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신차 권장소비자 가격은 평균 5만96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상승하며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4월 초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이탈리아 초호화 차량 브랜드인 페라리는 지난 4월 관세 발효와 동시에 미국 내 판매 가격을 10% 올렸고, 일본 완성차업체 스바루도 지난 5월까지 전체 판매 차량 가격을 평균 4.2% 인상했다.
시간이 지나며 차량 가격 인상 행렬에 가세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독일 BMW는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격을 평균 1.9% 올리기로 했다. 전기차를 제외한 대부분 차량이 대상으로, 가격이 최대 2500달러 상향된다. 스웨덴 볼보도 2026년형 모델의 차량 판매 가격을 4% 올릴 예정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 포드도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달부터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마하-E 등 3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 인상키로 했다. 포드는 미국 관세로 올해 1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2026년형 모델에 대해 3~5%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이달 2일까지 미국 내 판매 가격 동결을 선언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일단 현재까지 진행하는 현금과 할부 할인 등을 이달에도 유지하고 있다.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최대 7500달러, 아이오닉 9은 최대 5000달러까지 할인해 준다. 내연기관 차량도 투싼 하이브리드 1250달러, 싼타페 하이브리드 2000달러 등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그동안 "미국에서 현재 자동차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해 왔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아직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현재 저희가 갖고 있는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가격 인상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fcd50455ac6d4e.jpg)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신차 재고 물량이 소진되며 자동차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기준으로 미국 내 약 3개월 치, 기아는 약 2개월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기존 재고 물량이 소진되고, 현지 생산 물량으로 한계가 있는 모델의 경우 수입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미국 내 생산능력은 연 37만 대, 기아는 34만 대로, 두 공장 가동률을 110% 수준까지 높이면 연 80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향후 총 120만 대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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