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도 미국 달러화 가치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월가에서는 달러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12일(현지시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월가에서는 달러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 ]](https://image.inews24.com/v1/c4560321e16232.jpg)
1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97.61까지 하락하며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저점을 하회한 수치로, 일부 전문가는 달러가 '기술적 붕괴(breakdown)'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달러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둔화한 점이 꼽힌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쳤고, 이는 시장 예상(0.2%)을 하회하는 수치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1% 증가에 그쳤으며, 근원 상품 가격과 서비스 가격은 각각 0.2%, 0.1%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여전히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둔화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기업들이 4월 2일 발표된 관세 이전에 수입품을 대량으로 비축한 것이 물가 상승을 지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데다, 관세의 여파가 실물 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도 가격 상승을 제한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소비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물가 둔화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76.3%로, 전날(69.6%)보다 크게 증가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12일(현지시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월가에서는 달러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챗GPT ]](https://image.inews24.com/v1/43b02e11d2d0d6.jpg)
이에 월가는 달러가치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의 팀 헤이즈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달러 하락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여름철에는 추가 매도 압력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 첫 임기 중 첫 해 하반기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계절적 요인도 언급했다. 6~7월은 전통적으로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하원 공화당이 추진 중인 예산안에 포함된 '보복성 세금(revenge tax)' 조항이 달러 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불리한 세금 정책을 시행하는 외국 정부에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하는 내용으로, 만약 이 조항이 현실화한다면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세제 리스크를 우려해 달러 자산을 회피할 수 있어 달러의 추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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