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효율 10%가 넘는 반투명 유기태양전지가 나왔다. 창문이나 모바일 기기 화면을 ‘투명 발전소’로 쓸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은 10.81%의 광전변환효율과 45.43%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기록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지붕이나 길가의 태양전지가 검게 보이는 이유는 전지가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잘 흡수할수록 전지 효율은 높아진다. 반면 사물이 투명하게 보이려면 태양광이 흡수되지 않고 통과돼야 한다. 고효율 투명 태양전지 개발이 쉽지 않은 이유다.
![국내 연구팀이 반투명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사진=UNIST]](https://image.inews24.com/v1/fab3df7bc9fc9a.jpg)
이번에 개발된 반투명 태양전지의 비결은 적외선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고성능 광활성층에 있다. 이 광활성층은 태양광 중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은 절반 가까이 통과시키고 보이지 않는 적외선 대역을 흡수해 전기를 만드는 구조이다.
적외선을 흡수해 발전하면 고에너지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것보다 광전변환효율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광활성층의 수용체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유기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은 전자를 주는 ‘공여체’와 전자를 받는 ‘수용체’ 분자로 구성된다.
연구팀이 합성한 ‘4FY’ 수용체 분자는 전체적으로는 ‘A–D–A’ 구조의 대칭형인데 불소와 수소, 불소와 황 사이에서 발생하는 국소적 비대칭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분자 구조는 분자 사이 정렬도를 개선하고 전하 이동 경로를 확보해 전지 효율을 높인다.
제1저자인 양상진 연구원은 “비대칭성은 전지 효율을 높이는데 수명이 짧고 합성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분자 구조 내에 국소적 비대칭성을 유발해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장점을 모두 살린 분자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전지는 주야간 조건을 반복하는 실외 환경을 모사해 총 134시간 동안 ‘다이얼 사이클(일주기) 안정성 테스트’를 수행했을 때 초기 성능의 대부분을 유지하며 높은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Y6 수용체 분자 기반 반투명 태양전지 대비 약 17배 향상된 수명이다.
양창덕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전기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를 제시한 것”이라며 “스마트폰 보호필름, 건물 유리창,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보이지 않는 발전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Efficient Semitransparent Organic Solar Modules with Exceptional Diurnal Stability Through Asymmetric Interaction Induced by Symmetric Molecular Structure)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6월 10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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