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매매시장이 지금 폭발하고 있어요. 물건이 안 나오고, 나오더라도 높은 가격에 나와요. 대신 전세로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다보니 물건이 잘 안 나가는 편이에요."(성동구 옥수동의 A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뛰면서 조급해진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계속 쏠리면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셋값은 일시적 조정이어서 결국 선호도 높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일대 전경. 2025.06.23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84da9c64d4aeaf.jpg)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3주(지난 16일 기준)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76% 오르며 25개 자치구 중 오름폭이 가장 컸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한 주새 0.3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두 배 넘는 상승 폭일 뿐 아니라, 2013년 4월 5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같은 기간 성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0.02% 하락했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한 주간 전셋값이 하락한 곳은 서초구(0.07%)와 성동구 등 두 곳 뿐이다.
이런 엇갈린 현상은 실거래 가격으로도 입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일 23억5000만원(6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 같은 주택형이 19억7000만원(7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3억8000만원 높아진 가격이다.
이에 집주인들은 호가를 높이며 25억~26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옥수어울림'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매물이 25억원까지 나와있다"며 "가늠하기 힘들지만 당분간 인근 집값은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올해 초에 비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84㎡는 지난 18일 10억8000만원(3층)에, 지난달 30일에 10억5000억만원(9층)에 각각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물건에 따라 전셋값 차이는 있었지만, 지난 1월 비슷한 층의 같은 주택형이 10억8000만원(9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것을 고려하면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성동구 응봉동의 '대림강변타운' 전용 59㎡는 지난 16일 13억8000만원(12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지난달 21일 기록한 신고가 13억원(21층)을 약 한 달 만에 경신했다. 같은 주택형의 전세 계약은 지난달 24일 6억3000만원(21층)에 체결돼 지난 1월 6억3000만원(8층)과 큰 차이가 없다.
올해 입주 23년차인 행당동의 '서울숲한신더휴' 전용 84㎡도 지난달 10일 15억5000만원(16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같은 주택형이 13억4000만원(9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2억원 높아진 셈이다. 역시 단지 내 같은 주택형 전세 물건은 지난 12일 7억3000만원(16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지난 1월 7억4000만원(14층) 거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일대 전경. 2025.06.23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b156a49c1ac54a.jpg)
매매가 치솟고 전세가 조용한 이유는?
성동구 매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사이, 전세시장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배경에는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택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크게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주택은 필수재 시장이다. 결국 전체 주택 수요 중주거의 필요나 시장 변화에 따라 전세나 매매 수요의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며 "무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마음이 급해지면 전월세 수요가 줄면서 매매로 전환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매매가격의 오름세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서울시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마포·성동구와 같은 토허구역이 아닌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당장 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될 뿐 아니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주택시장을 겨냥한 추가 규제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격 상승세 속에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더해지며 성동구와 같은 '준강남' 지역은 갈아타기 수요와 함께 한강변 선호 현상까지 어우러지며 각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 영향과 함께 일부 전세 갭투자 수요로 상급지와 중급지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조정을 보이는 양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일대 전경. 2025.06.23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4dae7c1d534475.jpg)
"전셋값 하락은 일시적 현상"
다만 이렇게 전셋값이 주춤하는 현상은 일시적일 뿐, 결국에는 전세시장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랩장은 "보통 주택시장이 뜨거워지면 신규 입주 단지에서도 프리미엄이 형성돼 인근 지역에서 가장 비싼 매매-전세가격을 형성하며 상승세를 주도하기도 한다"며 "전셋값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신축 선호 현상으로 주변보다 비싸게 가격이 형성되는 단지들이 많아 소위 말하는 '입주장(신규 아파트 준공 후 입주가 시작되는 초기 매물 대량 출회로 가격 약세가 나타나는 현상)'이 형성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가 속속 입주한다고 해도 서울 전체적으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고, 집주인들도 신축 아파트에 직접 입주하는 실수요가 많아 전세 매물도 귀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주가 내달로 다가오는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전용 84㎡는 집주인이 11억~12억원에 전세 물건을 내놔 인근의 전세 매물보다 호가가 높은 상태다.
행당동의 B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은 전세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신축 아파트라서 전세 호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입주 시점에 매물의 양에 따라 시세가 달라질 수 있는데, 20~30평대 아파트는 입주하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이어서 전세 매물은 귀한 편"이라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성동구에는 올해 하반기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958가구, 7월 입주 예정) △청계SK뷰(396가구, 7월 입주 예정)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2차(528가구, 12월 입주 예정) 등 1882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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