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유통기업들이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갇힌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하다. 전형적인 내수 업종으로 여겨지던 홈쇼핑부터 이커머스까지 카테고리와 관계없이 새로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국내 브랜드 해외 수출과 글로벌 브랜드 국내 유통을 아우르는 양방향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 침체된 내수와 지속되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전담 조직도 대폭 강화했다.
업계에서 글로벌 브랜드 판권을 인수해 국내에서 전개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반대로 K브랜드를 해외 홈쇼핑에서 선보이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국내 우수 중소 브랜드를 수출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독점 수출 중인 기능성 탈모샴푸 '그래비티'는 지난달 대만 홈쇼핑 채널 '모모홈쇼핑'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이달 초에는 일본 홈쇼핑 '샵채널'을 통해 단독 패션 브랜드 '바이브리짓'을 선보였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홈쇼핑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 유통에 뛰어들었다. 라이선스를 확보한 브랜드를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해 방송 외 매출을 확보하는 독립형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신세계백화점에서 합류한 패션 전문가 최문열 상무 산하 MD전략팀을 신설했다. 첫 번째 브랜드는 프랑스 '기라로쉬'로, 신세계라이브쇼핑이 본사와 직접 협상을 통해 단독 라이선스를 따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원조 격인 컬리가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내달부터 현지 온라인몰을 시범 운영하고, 수요를 조사할 계획이다. 당장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정간편식 등 컬리 상품을 역직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전국 물류망을 구축한 기업으로 신선식품과 배송에 장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에는 국내 샛별배송 시스템을 미국에 이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이미 한국 시장 성공 경험을 토대로 대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현지에서 '와우 멤버십'을 도입했고, 코카콜라·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인기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켰다. 로켓배송 지역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도 최근 처음으로 아시아, 북미, 중동 등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단기적으로 일본과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서구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브랜드 수출 물류를 대행해주는 3PL(제3자 물류) 풀필먼트 사업도 대폭 강화한다. 향후 5년 내 해외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이런 해외 진출 시도가 시기적으로 적합하다고 본다. K뷰티를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 공급 포화 등 복합적인 위기에 내수 시장으로만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별로 선두권을 형성한 기업이라도 안주할 수 없는 게 최근 시장 분위기"라며 "생존을 위한 해외 진출인데, 단기간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은 만큼 국내 사업에서 탄탄한 재원 등이 마련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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