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세계 최대 당뇨·비만 학술 행사인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가 대거 발표되며 주목받았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등 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비만·대사질환 약물 개발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며 입지 강화에 나선 모습도 눈에 띄었다.
![2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85회 미국당뇨병학회(ADA) 현장 모습. [사진=한미약품 제공]](https://image.inews24.com/v1/1ca83a884727f3.jpg)
비만·당뇨 질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제85회를 맞은 올해 학회는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현지시간)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며, 1만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주제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였다.
GLP-1은 식사 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위 배출을 늦춰 식욕을 억제한다. 이를 활용한 약물은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와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등이 있다.
이들 약물은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와 당뇨병 예방,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 다양한 임상적 이점을 입증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주도한 LEADER와 SUSTAIN-6 임상 연구에 따르면,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각각 13%, 26% 낮췄다.
이처럼 단일 약물로 여러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GLP-1 계열에 대한 업계 관심은 높다.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성과도 주목받았다.
특히 한미약품은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삼중 작용제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GLP-1, GIP, GCG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 후보물질은 최고 용량군(8㎎)에서 4주 투약 시 체중이 최대 10.6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이를 바탕으로 연내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다른 비만 후보물질 'HM17321'의 비임상 결과도 발표됐다. 이 약물은 지방을 선택적으로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기전으로 체성분을 개선하며, 기초대사량 상승과 체중 감량 효과를 동시에 유도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17321은 직접적인 근육 작용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혈당까지 조절함으로써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2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85회 미국당뇨병학회(ADA) 현장 모습. [사진=한미약품 제공]](https://image.inews24.com/v1/9ae2e86b14924d.jpg)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와 함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DA-1241'의 병용요법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DA-1241은 GPR119를 표적하는 경구용 합성 신약으로, 지난해 12월 MASH 추정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GPR119는 췌장과 소장에서 혈당 조절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대사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수용체다.
병용요법에 활용된 물질은 '에프룩시퍼민'이다.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FGF21을 기반으로 개발된 재조합 단백질로, 현재 MASH, 비만, 제2형 당뇨병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MASH 질환을 앓고 있는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12주간 DA-1241 병용요법, 각 단독요법, 대조군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DA-1241은 1일 1회 경구 투여했고, 에프룩시퍼민은 주 1회 피하 주사로 투여됐다.
그 결과, 병용요법군의 약 94%에서 NAS(지방간 질환 활동 점수)가 치료 전 대비 2점 이상 개선됐다고 한다. 또한 체중 증가 없이 ALT(간 손상 지표) 수치와 간 지질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 염증과 섬유증 관련 유전자 발현도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혈당 관련 염증 지표 역시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DA-1241 병용요법이 MASH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DA-1241 후속 임상과 병용요법 임상을 신속히 진행해 환자의 치료 옵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동제약그룹 자회사 유노비아도 이번 학회에 참가해 대사성 질환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약물은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며, 혈당과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4주 동안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평균 6.9%, 최대 11.9%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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