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CJ올리브영이 꽉 잡고 있는 오프라인 헬스앤뷰티(H&B) 시장에 새로운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 신세계백화점은 뷰티 편집숍 시코르 살리기에 나섰고, 현대홈쇼핑도 오프라인 뷰티 플랫폼 론칭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강남역점 K-뷰티 전용 팝업 공간 '스포트이트'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4cc7ba98e89b73.jpg)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시코르는 플래그쉽 매장인 강남역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과거 '한국판 세포라'를 자처할 정도로 해외 브랜드가 다수를 이뤘지만, 이번 매장은 K뷰티 비중을 60%까지 확대한 게 특징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고객층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뷰티 전용 팝업 공간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도 첫 선을 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를 매달 1개씩 선정해 프로모션을 펼치는 공간으로,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 상품을 직접 만들어주는 '초개인화 서비스'도 도입했다. 각기 다른 두피 특성을 AI 기기를 통해 분석해 최적의 맞춤형 샴푸와 세럼을 제작해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간 시코르의 포지셔닝은 올리브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올리브영이 누구나 쉽게 접하는 대중적인 플랫폼을 지향했다면, 시코르는 프리미엄 기반으로 타겟층이 뚜렷했다. 하지만 이번 강남점에서 드러난 새로운 전략은 매장 콘셉트 면에서 올리브영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올리브영도 최근 성수·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피부 측정 서비스,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다. 내달 초에는 시코르 매장 인근에 '센트럴 강남 타운점'을 오픈할 예정으로,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
매장 수만 놓고 보면 올리브영(약 1300개)이 압도적이다. 시코르는 한때 점포를 30개까지 늘렸지만, 경쟁에서 주춤하며 현재 19곳으로 줄었다. 다만 백화점을 비롯한 복합쇼핑몰,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협업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신세계백화점은 시코르 사업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시코르 담당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개편하고, 뷰티 사업 전담 TF를 신설했다. 외국인 고객이 많이 몰리는 상권인 명동, 홍대, 동대문 등에 추가 출점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강남역점 K-뷰티 전용 팝업 공간 '스포트이트'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ac90d90ee36baf.jpg)
이런 가운데 현대홈쇼핑도 첫 오프라인 뷰티 플랫폼인 '코아시스' 론칭을 추진하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10월을 목표로 일부 아울렛 매장 입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 인기 뷰티 상품을 오프라인 매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코아시스 론칭을 추진 중이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입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검토 중인 단계"라며 "상품구성이나 특색 같은 세부 사항은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 '4조원 시대'를 연 올리브영의 아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뷰티 전문 플랫폼은 아니지만, 편의점·다이소 등이 초저가를 내세운 영역 확대에도 독주 체제는 날로 굳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K뷰티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서까지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면 품질·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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