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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에 빨대까지"⋯스벅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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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시하던 장치에 이어 이례적 할인 공세까지 불사
성장 정체·저가커피 공습에 소비자 친화 행보 이어져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콧대 높은 스타벅스가 달라졌다.

각종 할인 이벤트는 물론 키오스크 도입, 플라스틱 빨대 재도입까지. 숱한 고객 요청에도 자사 철학과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꺼려왔던 정책들을 이례적으로 속속 추진하고 있다. 성장세가 정체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저가커피 등 경쟁사들이 급성장하면서 위기 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매장에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가 함께 비치된 모습.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 매장에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가 함께 비치된 모습. [사진=스타벅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25일부터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종이 빨대와 함께 식물 유래 소재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기로 했다. 도입되는 플라스틱 빨대는 톨(355ml)과 그란데(473ml) 사이즈에 적용되는 기본형 크기로, 기존 합성수지 등 석유계 원료가 아닌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한 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지 않았었다. 종이 빨대 도입 초기부터 시간이 지나면 좋이 빨대가 젖어 음료 맛이 변질된다거나, 실질적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지적이 끊이지 않았으나 친환경 기조에 따라 종이 빨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비록 친환경 소재를 유지하긴 했으나 플라스틱 빨대로 회귀하겠다는 결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스타벅스 매장에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가 함께 비치된 모습. [사진=스타벅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인근 스타벅스 무교동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사진=전다윗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최근 광화문, 명동,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10여 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상태다. 막바지 내부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7월께부터 키오스크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하는 곳은 없다.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고객 이름을 불러 음료를 전달하는 방식을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장에 고객이 몰릴 경우 제때 주문을 하기 어렵다는 고객 애로 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한국과 일본에서 비슷한 시기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간 없었던 공격적 영업 활동도 부쩍 늘었다. 저녁 시간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굿 이브닝 이벤트', 커피 구매 후 한 잔 더 마시고 싶을 때 60% 할인된 가격으로 커피를 살 수 있는 '원 모어 커피' 등 그간 찾아보기 어려웠던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다. 커피 맛과 향이 변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하지 않던 배달 서비스도 지난해 배달의민족과 함께 시작하더니, 지난 4월 쿠팡이츠에도 입점했다.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도 지난해 말부터 론칭했다.

스타벅스 매장에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가 함께 비치된 모습.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가 저녁 6시 이후 푸드와 함께 주문하면 모든 제조 음료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굿 이브닝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원칙주의자' 스타벅스가 원칙을 하나둘 깨기 시작한 건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3조 매출을 넘기는 등 외형 성장은 이어가고 있으나 수익성은 정체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1년 10%에서 2022년 4.7%, 2023년 4.8%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6.2%로 소폭 늘었다. 내수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원가 압박이 심화하는 대내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반면 2000원 이하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저가 커피 1위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6% 오른 4960억원, 영업이익은 54.1% 급증한 1076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1.7%로 스타벅스보다 3배 이상 높다. 2위 컴포즈커피는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늘어난 수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률은 44.5%에 달한다. 매장 수로는 이미 메가커피(3500여 개)와 컴포즈커피(2700여 개) 모두 스타벅스(2000여 개)를 훌쩍 넘어섰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예전의 스타벅스답지 않은, 이례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현 시장 상황을 심상찮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그간 스타벅스 등 프리미엄 커피와 저가 커피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저가 커피의)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시행해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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