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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년공이 쏘아 올린 작은 공…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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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제대로 끼우고 있나…과기계·중소벤처업계 걱정 많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숨 가쁘게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지금만큼 바쁘고 열정과 열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 윤석열정권에서 임명받은 국무위원과 회의까지 하면서 매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의 그런 모습에 국민적 지지가 높다.

당연한 일이고 상식적이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데 싫다 할 사람이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정권이 저지른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 종식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내란 특검 관련 법안을 곧바로 통과시킨 게 이를 보여준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연히 내란 종식이 우선이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은 물론 비상계엄에 가담한 모든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과 법적 절차를 거쳐 역사 기록물로 박제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년공으로 이른바 ‘밑바닥’부터 시작해 지금의 최고 권력자에 오른 신화적 인물로 꼽힌다. 그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소년공’이란 수식어에는 서민의 애환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란 믿음과 신뢰도 녹아있다.

‘소년공’이었던 그는 이젠 ‘대통령’이 됐다. ‘소년공’이란 수식어는 거둘 때다. 최고 권력자가 된 그를 앞으론 비판적 대상, 감시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이유는 하나이다. 최고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파급력도 막강하다. 최고 권력자의 잘못된 판단은 약 5200만 국민에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권에서 당해 보지 않았는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관련 인사를 보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의문이 든다.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기업체에 있던 인물을 장관과 수석으로 앉혔다.

기업의 생리는 ‘이윤 추구’다.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권력과 결탁하고 유착하기까지 하는 게 기업의 못된 습성 중 하나이다. 수천만명의 개인정보가 털리더라도 기업체는 ‘우리도 피해자’라고 ‘코스프레’하는 게 기업의 생리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제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무조건 성장’에 매몰돼 버린 것 같다. 자신의 임기 5년 동안 어쨌든 성과를 거두겠다는 조바심이다. 인공지능의 역효과, 안전장치 없는 무조건 성장은 화를 불러온다.

인공지능 성장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겠다고 한다. 전력이 있는 곳으로 기업체를 옮기는 게 아니다. 여전히 중앙집권적, 수도권 중심적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어느 한 지역을 위해 다른 지역이 희생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이 안 되는 기본 문제이다.

이는 여느 역대 정권에서도 늘 있었던 ‘5년의 족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5년의 임기 동안 특정 분야의 저변확대나 기초 다지기 등에 나서기보다는 ‘성과’만을 앞세우는 정치적 한계 때문이다. 특정 국정과제에 묻혀 다른 분야는 뒷순위로 밀린다.

이런 조바심이 과기정통부 장관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LG와 네이버 관계자가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과학에 몸담은 이들은 대부분 최근 인사를 보면서 ‘AI 성장 우선’에 기초과학이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를 내정한 것은 상식 밖이다. 한성숙 후보자는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1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검색포털 엠파스 본부장으로 있으면서 관리 책임자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당 벌금형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당시 엠파스는 기업 이익과 클릭수 증대를 위해 암묵적으로 음란물 유포에 침묵했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약식기소에 본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취하한 것을 보더라도 이를 방증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한 후보자는 재산이 약 400억원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서울과 경기에 주택을 3개나 가지고 있고 오피스텔·땅도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재산은 약 100억, 주식은 약 280억에 달한다고 한다. 한 후보자 모친의 경우 농지법 위반까지 거론되고 있다.

기술특허도 없고, 스타업에 투자한 것도 아닌 대기업에 인수 합병된 엠파스 지분과 네이버 대표로 있으면서 받았던 주식, 부동산이 재산 증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네이버는 국내 독점 포털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될성부른 경쟁업체는 초기에 반강제적 인수합병을 하거나 찍어 누르는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중소벤처기업계가 이런 재산 증식 이력과 경영 철학을 가진 이를 장관으로 반길 것인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씩이나 네이버 관계자를 AI수석과 장관으로 앉힌 것도 해당 기업과 특수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하자마자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앉히면서 엄청난 불협화음을 일으켰다. 권력과 재력이 만나면 민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권력과 재력이 결합하면 비상식적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자들을 부처 책임자로 앉히면서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능력이 더 중요하다’ ‘청문회에서 잘 설명할 것이다’ 등의 말로 국민을 설득하려 든다면 이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악수가 될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면서 ‘민원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반길 일이다. 문제는 대한민국 5200만 국민의 민원을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다 해결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읍면동은 약 3500개에 이른다. 대통령이 이들 지역을 일일이 다 찾아가 ‘타운홀 미팅’을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보스’보다 ‘리더’를 원한다. 보스는 자기 성과를 자랑하는 반면 리더는 팀을 위해 희생한다. 보스는 사람들을 지배하는데 리더는 사람들을 섬긴다. 진부한 문장인데 기본이 그렇다는 거다.

대통령은 장차관에 대해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된다. 첫 단추를 채워준 뒤 나머지 단추는 이후 장차관들이 해야 할 몫이다. 모든 단추를 대통령이 다 채워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이 부처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를 잘 임명해야 하는 게 시작이다. 이들을 잘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장차관은 또한 실장을 잘 끌고 가야 한다. 실장은 국장을, 국장은 과장을, 과장은 서기관과 사무관을, 사무관은 주무관을 잘 이끌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정착될 때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일일이 나서지 않더라도 최일선 민원은 제대로 처리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나 홀로 워크홀릭’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소년공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끝이 아름다워야 하지 않겠는가.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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