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배달앱 시장이 '무한 경쟁'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이전에는 할인 쿠폰·무료 배달 등 직접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했다면, 최근엔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으로 유도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 마련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소비자 사이 2개 이상의 배달앱을 동시에 이용하는 '멀티호밍'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생긴 변화다.
![여러개의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멀티 호밍'이란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됐다. 배달앱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한 번화가에서 배달 라이더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04bd19357fc67.jpg)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배달앱 이용자(2500명)의 55%가 2개 이상의 플랫폼을 쓰는 멀티호밍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3개 플랫폼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도 15%에 달했다.
원래 배달앱 시장은 '싱글호밍' 성향 소비자가 많은 승자독식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2018년 공정위 자체 조사 결과 배달앱을 1개만 이용한다고 답한 비중은 82.2%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당시 배달앱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합병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사가 각종 혜택 등을 제공하며 점유율 쟁탈전에 나서자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여러 배달앱의 가격·서비스 등을 비교해 이용하게 된 것이다.
배달앱들의 소비자 유인 전략도 락인 효과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점이 찍혔다. 배민은 교촌치킨과 쿠팡이츠에 입점하지 않은 점주의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배민 온리' 협약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이달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점주들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협상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와도 만나 수수료 등 상생 방안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부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상대로 무료배달 혜택을 도입하면서 '쿠팡 생태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쿠팡으로 쇼핑을 하는 고객,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시청하는 고객 등을 모두 쿠팡이츠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배민은 이에 대응해 지난 5월 OTT 티빙과 업무협약을 맺고 유료 구독 상품인 '배민클럽'과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결합한 상품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은 기본적으로 같은 가게의 같은 음식이 여러 플랫폼에 공급되는 구조"라며 "결국 플랫폼은 (음식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차별점을 찾아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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