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이모(34)씨 부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미뤄진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가졌다. 최근에는 급하게 진행한 결혼식으로 미룬 혼수와 육아 준비를 동시에 하느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늦게 결혼하면서 최근 아이를 갖거나 낳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생겼다"며 "비슷한 상황인 지인들과 가전·가구를 비롯한 육아용품을 알아보고, 서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출생아 증가율이 3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유통가에 모처럼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맘스홀릭베이비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d819608245df5.jpg)
최근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동반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유통업계 안팎에서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로 주춤했던 관련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관련 통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 4월 혼인 건수는 1만8921건으로 전년 동월대비 884건(4.9%) 늘어나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이 증가하고,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 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출산율도 반등하는 흐름이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2만717명으로 전년 동월대비1658명(8.7%) 증가했다. 4월 기준으로만 보면 1991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출생아 수 증가율이다. 합계출산율(0.79)은 여전히 1명에 못 미치지만, 당분간 상승 곡선을 이어갈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인 건수와 출산율이 늘어나면서 유통기업도 덩달아 바빠졌다. 결혼이 늘면 예물 수요에 따라 백화점 등에서 주얼리 매출이 증가하고, 아이가 늘면 육아용품 매출이 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3일까지 전 점에서 예비부부를 위한 '롯데웨딩페어'를 연다. 전년 대비 15% 늘어난 총 142개 브랜드가 참여해 웨딩마일리지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웨딩마일리지는 롯데웨딩멤버스 가입 후 9개월간 구매한 금액을 적립해 누계 적립 금액의 최대 7% 상당을 상품권으로 증정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이다.
롯데백화점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매출은 최근 한 달간 약 10% 증가했는데, 혼인 증가와 입주 성수기가 맞물린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에 프리미엄 가전과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가전 전문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과거에는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이 신혼 필수품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건조기, 로봇청소기, 와인셀러, 커피머신기 등 생활·주방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매장을 꾸몄다.

가구업계도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는 추세다. 치솟은 물가에 가성비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침대 같은 혼수 필수품은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서다.
대표적으로 시몬스의 하이엔드 폼 매트리스 브랜드 N32는 플래그십 스토어 범위를 논현점·기흥점·부산본점·울산점·대구점·테라스점까지 넓혔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사우스시티점·하남점·타임스퀘어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등 주요 백화점에도 공격적으로 매장을 출점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연생들 대비 인구가 많은 1991년~1995년생들이 결혼 적년기에 들어서면서 혼인 건수와 출산율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유통업계의 호재 중에 호재"리며 "출생아 수는 유통기업 가치의 영향을 주는 만큼 하반기에도 전망이 맑은 편"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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