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방산 4대 강국으로 키워내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이 "완성품 플랫폼 수출과 함께 핵심 구성품 개발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전 청장은 지난 3일 공군호텔에서 진행된 제27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방산 제품의 핵심 구성품 개발 능력이 없으면 우리나라는 단순한 조립국으로 끝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이 3일 공군호텔에서 진행된 제27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3f5c864fe2dba.jpg)
그는 "우리는 제조업 기반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모아 조립해서 통합하는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제조업 기반의 통합에만 의존한다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청장은 이스라엘이 방산 강국이 된 이유에 대해 "마지막 플랫폼은 거의 유사하지만 끊임없이 구성품 개발을 하기 때문"이라며 "구성품이 달라져야 무기체계도 달라지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나라에서나 현지화 생산을 요구할 수 있다"며 "그걸 응할 수 있도록 핵심 구성품 개발에 우리 방산기업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진출, 협업 구조로 틈새 공략해야"
폴란드 수출 등 유럽 진출 전략에 대해서는 "동유럽 국가와 서유럽 국가의 안보 상황이 다 다르다"며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동유럽은 급하고 자국이 방산 기반을 세우려고 하는데, 그걸 도와 같이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서유럽 국가는 방위산업이 있었던 나라지만 기본 인프라가 많이 깨진 상황이 거기도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견제에 대해서는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경쟁할 분야와 협업할 분야를 찾아내 협업 분야를 같이 찾아내면 된다"며 "통으로 다 하려고 하면 안 되고 협업 구조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업 구조가 나중에는 방산 협력뿐만 아니라 이 나라 안보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방산 협력이 안보 관련 기반 협력도 될 수 있다"고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CEO의 자질⋯세계 정치·경제 등 지정학적 흐름 꿰뚫어야"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이 3일 공군호텔에서 진행된 제27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c4729658b0dbe.jpg)
강 전 청장은 방산 기업 리더들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이제는 국내 방산에서 세계 방산으로 나갔다"며 "세계 국제 정치 흐름이나 경제 흐름, 지정학적 흐름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하고 향후 발전 추세도 알아보는 경영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하나만 필요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비즈니스면 비즈니스, 기술 흐름을 다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르는 CEO는 필요 없다. 그것만 아는 바보는 경주마"라며 "지정학적 흐름과 경제발전 흐름 등을 파악해서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예측하고 제시하며 끌어갈 줄 알아야 CEO"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로 "등소평(덩샤오핑) 이후 공대 출신 중 경영학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출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과 출신이 공대 기술을 아는 것은 어렵지만,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경영학적 마인드를 갖게 만들어주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며 "공대를 키워야 하고 교육 과정에서 반드시 산업화 활동 요소와 경영 경제적 요소도 수업을 시켜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강 전 방사청장은 자타공인 한국 방위사업 전문가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선임행정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시절 방사청장을 지내며 천궁-Ⅱ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자문위원단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전북대, 부산대 등 3개 대학에서 방위산업 과정을 이끌고 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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