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내가 삼겹살 줄 설 테니까, 얼른 치킨 줄로 뛰어가."
![4일 서울 송파구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입장하려는 고객들로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36a864dafa261.jpg)
4일 서울 송파구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평일임에도 오픈 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코너를 세 번 돌아 매장 밖까지 줄이 생기는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마트가 하반기 첫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하면서다. 연중 최저가로 판매하는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명품 매장에서나 볼 법한 번호표를 받아야 했다. 이마저도 150명 한정으로, 개점과 동시에 동이 났다.
인근 델리 코너에서는 시간대별로 3000원대 치킨을 판매하는데, 개점 전 미리 튀겨놓은 치킨은 입장 후 몇 초 만에 완판됐다. 한 소비자는 1시간 20분 뒤 추가 치킨이 나온다는 푯말을 보고, 기다리겠다며 줄을 섰다. 불과 입장 5분 만에 각종 행사 상품으로 가득 찬 카트들도 눈에 띄었다.
![4일 서울 송파구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입장하려는 고객들로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24a36fe571932.jpg)
대형마트들이 하반기 시작을 맞아 '초저가' 행사에 돌입했다. 공통적으로 치킨, 삼겹살 등 소비와 관심이 많은 상품들의 할인 폭을 키워 가격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같은 상품을 두고 경쟁사의 할인율이 공개되자 당초 준비한 가격을 낮춘 사례가 나올 정도다.
특히 '치킨 전쟁'이 뜨거웠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통큰치킨'을 15년 전과 같은 가격인 5000원에 판매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지난 3일부터 'CRAZY 4일 특가'를 열고 '당당치킨 옛날통닭'을 3990원에 내놓았다. 그러자 이마트는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행사를 통해 치킨 가격을 홈플러스보다 510원 더 낮췄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3480원에 파는데, 해당 상품 출시 이후 역대 최저가다. 당초 행사 기간 4000원대에 판매하려고 했으나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격을 더 내린 것이다.
이마트는 오는 6일까지 삼겹살·목살 등 육류도 평소 가격 대비 최대 6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5일에는 '파머스픽 당도선별수박(8kg미만)'을 정상가 대비 50% 할인한다. 한 묶음에 8000원대인 봉지라면도 3개 골라 담으면 9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도 같은 날까지 국내산 삼겹살·목살을 50% 할인하고, 복숭아·체리·블루베리도 반값에 내놓는다. 국산콩 두부 전 품목은 1+1, 비스킷 90여종은 2+1을 적용한다. 자체 브랜드인 심플러스 캠핑용품도 출시 이후 최초로 2개 이상 구매 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4일 서울 송파구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입장하려는 고객들로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915afa1f4931b.jpg)
이번 가격 경쟁은 단순한 할인을 넘은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수요가 많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이끌고, 체류 시간을 늘려 전체 매출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점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행사 상품은 물량이 많지 않아 금방 동이 나고 있다. 이날 이마트에서도 한 남성이 치킨 수량이 너무 적다며 직원에게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 기조에 맞춰 할인 폭을 더욱 키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여당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공휴일 제한 등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진을 줄이더라도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끄는 게 1차적인 목표가 됐다"며 "매년 하반기가 시작하는 시점 할인행사를 열긴 하지만,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맞춰 할인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