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a9c5254eb7689.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혁신의 '메스'를 들겠다고 나섰다가 지도부와의 갈등에 직을 던지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는 원래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며 구주류 친윤(친윤석열)계가 자신의 쇄신 의지를 꺾었다며 출마 정당성을 내세웠지만, 당에선 원내를 중심으로 계파를 가리지 않고 '무책임한 사퇴이자 전략적 행보'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 전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책임을 물어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8일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권 전 원내대표는 안 의원과의 지난달 30일 비공개 만남 내용까지 들추며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고,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전혀 없었다"며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 자체가 혁신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겨냥해 당을 보수를 혁신해서 재건하는 노력을 해도 부족할 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안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될 때는 정말 당이 살기 위해서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전당대회 생각을 안 했다"며 "하지만 결국 혁신위가 안될 것이 뻔하고 만약 혁신위가 출범한 다음 실패하면 당은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당내 대표적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후보를 끝까지 도왔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조율도 시도하는 등 계파를 넘는 중재자로 기대를 받았다. 선거 이후 '쇄신'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당내 의석 다수를 점한 구주류 의원들로부터도 리더십 측면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구주류는 단숨에 안 의원을 향한 신뢰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한 TK 출신 당 중진 의원은 "결국 혁신위를 던진 다음 스텝이 '전당대회' 아니냐"며 "좋게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a1e923d6f0829.jpg)
그렇지 않아도 원내에서 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안 의원에게 등을 돌린 건 구주류 뿐만이 아니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찬탄 중심의 쇄신파도 안 의원의 '전격 사퇴'가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박정훈 의원은 전날(7일) 페이스북에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친윤석열)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느냐"며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직격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을 노린 '찬탄파 빈집 공략'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만 변수는 전당대회 룰이다. 당대표 선거는 원내대표 선거와 달리 의원들의 표가 아닌 당원과 여론의 향방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 현재 국민의힘 전대 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전대 룰이 당원 80%·여론조사 20%로 결정된 만큼 이번 선거 역시 촉박한 일정 속 해당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하거나 열세일 정도로 당 혁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기존 당 주류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피로감도 상당한 상황"이라며 "혁신을 강하게 내세우는 주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전대 경선 국면에서도 안 의원이 '쌍권 청산' 깃발을 강하게 올리면 결과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다만 TK 지역 당원 조직을 장악한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안 의원 선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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