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소에 800명 응시?"⋯日 토익시험서 '중국인' 단체로 부정행위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토익(TOEIC) 시험에 대리 응시한 사실이 적발된 가운데, 같은 수법으로 최소 800여 명이 시험에 부정하게 응시한 정황이 나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의 토익 주관사인 국제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협회(IIBC)가 2023년 5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803명이 동일한 주소지를 기재해 시험을 치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협회 측은 이 주소들이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고, 조직적인 부정 응시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해당 수험자 전원의 점수를 무효 처리했다. 이들은 앞으로 5년간 토익 시험 응시도 금지된다.

이번 사안은 지난 5월 교토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 국적 유학생 왕모 씨가 토익 대리 시험을 치르다 현장에서 체포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왕 씨는 마스크 안에 소형 마이크를 숨기고, 스마트글래스(Smartglasses)를 착용한 채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결과, 그는 같은 시험장 내에 있는 다른 수험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답을 전달하고 있었으며, 이 사실이 밝혀지자 해당 시험장의 응시자 약 30%가 시험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협회는 과거 2년간 실시된 총 72회분의 시험을 전수 조사했고, 왕 씨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소를 기재한 응시자 803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일본에서 토익 시험장 배정은 응시자의 주소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통신 장비를 통한 조직적 부정을 위해 공범들이 동일한 주소를 기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협회는 보고 있다.

협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안경 착용자 대상 통신기기 착용 여부 확인 △모든 전자기기 전원 차단 확인 절차 강화 △전파 탐지 장비 도입 △디지털 인증 수험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부정 응시에 연루된 대부분은 일본 내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중국인 유학생으로, 경찰 조사에서 일부는 "대학원 입시에 필요한 고득점이 절박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에 전문 브로커가 개입한 조직적인 범행 정황이 있다고 판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