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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비극은 '신의 행위' vs '트럼프 리스크'가 불러온 참극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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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폭우 이젠 ‘일상’→적극적 대비책 없인 속수무책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이 폭우에 범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이 폭우에 범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텍사스 폭우 사태로 지금까지 110여명이 숨지고 약 180명이 실종됐다. 이를 두고 미국 백악관은 ‘신의 행위(an act of God)’라고 묘사했다. 거스를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는 거다.

이를 두고 많은 매체가 비난하고 나섰다. ‘신의 행위’가 아니라 사전에 경고 방송 등으로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련 기관 축소와 인원 해고 등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를 포함해 많은 매체가 이번 텍사스 폭우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두고 ‘트럼프 리스크가 불러온 비극’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지는 “갑작스러운 폭우와 홍수는 기후변화 시대에 이젠 일상이 되고 있다”며 “변화된 일상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트럼프는 재난 관련 연방 기관을 축소하고 인원을 해고하는 등 기상 악화 시대에 정반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위기 시대에 이 같은 대처로 계속한다면 또 다른 ‘텍사스 사태’가 미국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앞서 지난주 미국 텍사스 지역에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했다. 휴가를 온 이들과 캠프에 참석한 청소년과 어린이, 주택이 통째로 휩쓸렸다.

문제는 급박한 상황에서 조기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폭우가 쏟아지던 당시 약 700명의 소녀들이 과달루페 강의 범람원으로 알려진 곳에 머물고 있었다.

캠프 미스틱에서 조기 경보 시스템이 제때 작동하지 않았고 적절한 대피 수단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효율부 수장이었던 일론 머스크가 미국 국가기상청(NWS)과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삭감하고 인원을 감축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 텍사스주 샌 가브리엘 강이 폭우에 범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캠프 미스틱이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 [사진=AP/연합뉴스]

사만다 몬타노 매사추세츠해양아카데미 교수는 “이번 텍사스 폭우와 홍수 사태는 기상학자, 기후 과학자, 비상 관리 전문가들이 수십 년 동안 언급하고 경고해 온 바로 그 유형의 재난”이라며 “기후변화가 계속돼 비상 관리 시스템이 무너지고 지역과 주 차원에서 시스템에 투자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몬타노 교수는 지난 5월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난 관리와 관련한 주요 기관의 대량 해고와 예산 삭감을 철회하지 않는 한 미국에서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FEMA는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설립했다. 미국 주 정부가 주요 재난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FEMA는 주와 지방 정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자원, 조정, 전문 기술, 리더십, 대중과 소통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난에 대비하는 기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하자마자 FEMA를 해산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FEMA 정규직 직원의 3분의 1 이상이 해고되거나 자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인원 중에는 재난 대응에 경험이 풍부하고 박식한 임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기상청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했다. NWS에서는 이미 600명 이상이 해고되거나 조기 퇴직했다. 미국 내 폭풍과 홍수 발생 위험 지역의 여러 사무실에서 기상 전문가와 24시간 상시 근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빠졌다.

이번 폭우에 따른 홍수가 발생한 텍사스 힐 컨트리 지역 예보를 담당하는 샌안토니오 기상청(NWS) 사무소의 고위 기상학자 두 명도 해고 등의 사태로 자리를 떠났는데 경보 조정 기상학자도 포함됐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번 사태는 ‘신의 행위’라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홍수 이후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고 해도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이 같은 트럼프의 말을 인용하면서 풍속, 습도, 기온 등 위성이 감지하지 못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을 측정해 폭풍 위험을 평가하는 NWS 기상 관측 기구가 최근 몇 주 동안 네브래스카에서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인력 부족으로 취소됐다고 지적했다.

폭풍 예보, 치명적 폭염, 산불 예보가 가장 활발하게 발생하는 시기에 기상청 인력을 10% 이상 줄었고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일부 예보 기관은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몬타노 교수는 “FEMA에서 수년, 많은 경우 수십 년 동안 근무하며 기관 자원을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던 핵심 인력들이 많이 떠났다”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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